[미래포럼]모바일이 기회다

우연일까. 모바일 시장에서 트래픽 우위를 가진 업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런처`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버즈·네이버 도돌·카카오홈·페이스북 홈 등이 대표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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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처는 스마트폰의 잠금화면, 배경화면, 그리고 앱을 관리하는 화면 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기본환경을 구성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PC에 견준다면 윈도의 로그인 화면, 그리고 데스크톱에 비유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구글이 공급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에서는 앱으로 변경할 수 있지만 아이폰이나 윈도폰에서는 시스템에 설치된 것을 사용해야 한다. 이 기본환경 프로그램 시장에 왜 트래픽 우위에 있는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을까.

운용체계와 응용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던 PC 시장에 인터넷이 몰고 온 변화는 콘텐츠를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생태계였다. 웹이라는 표준양식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인터넷상에 올라왔으며 웹브라우저로 일정한 사용자경험을 갖게 됐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검색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힘을 키웠다. 검색 서비스는 인터넷 길목을 장악했으며 그 힘으로 인터넷이 만드는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가져갔다.

애플 스마트폰이 가져온 근본적인 변화는 통신사들 틀 안에 갇혀있던 폰 안의 사용자 경험을 앱스토어로 자유롭게 한 것이다. 앱이라는 SW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콘텐츠와 SW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줬다. 이는 곧 스마트폰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왔으며 사용자들의 인터넷 소비 형태를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첫 번째로 앱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웹상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검색해서 접근하기도 하지만 앱을 이용해 훨씬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폭발적인 앱 증가는 검색의 틀 안에 갇혀있던 사용자 접근성을 콘텐츠 제공자들이 얼마나 원하는 것이었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검색 업체의 힘이 모바일에서는 약화됐음을 보여준다. 또 과도한 트래픽을 가진 업체의 광고를 통한 영향력도 줄어들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의 트래픽 크기에 비해 광고시장에서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음이 이를 방증한다.

두 번째로는 앱을 통한 콘텐츠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앱으로 사용자를 확보하고, 클라우드에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콘텐츠들에는 검색의 힘이 미치지 않는다. 모바일에서 잘 알려진 서비스에 있는 콘텐츠를 기존 검색엔진으로 볼 수 없음이 좋은 예다. 앱을 특화된 서비스라고 몰아가는 것이 위안이 될지는 모르나 기존 검색엔진이 모바일에서도 기존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풀어할 큰 과제가 된 셈이다.

인터넷에서 검색과 대규모 트래픽 업체의 힘은 절대적이었다. 인터넷 시작은 검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앱스토어가 가져온 모바일 혁명이다. 지금은 앱스토어가 사용자들의 길목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기존 검색 업체들은 인터넷상에서는 강자이긴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길목 역할을 하지도 못하고 앱 정보 또는 앱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대한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진 런처가 여기에 대한 답을 줄까.

모바일 혁명은 어쩌면 인터넷 기존 구도를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인터넷 검색 업체가 누렸던 절대적인 지위를 모바일 세상에서는 누가 가질 수 있을까.

이구환 퍼플프렌즈 모바일 마케팅 연구소장 koowhan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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