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TM 90% 사용 `보안 대책 시급`
윈도XP 기술 지원 종료가 1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운용체계(OS) 교체와 유지보수, 보안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금융자동화기기(ATM)와 현금입출기(CD) 대부분이 윈도XP를 사용하고 있고, 많은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도 아직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MS는 8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내년 4월 8일을 기해 윈도XP의 모든 기술지원을 전면 종료한다”고 밝혔다.
윈도XP 추가 업데이트, 최신 드라이버 지원이 이날을 기점으로 중단되며 보안패치도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윈도XP를 계속 사용하면 바이러스·스파이웨어·악성코드 등에 노출돼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문제는 윈도XP가 출시 10년이 지난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국내 ATM과 CD 다수가 윈도XP를 토대로 만들어져 기술지원 중단에 따른 해킹 피해 등이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ATM과 CD는 총 8만여대에 이르며 이 중 약 90%가 윈도XP를 탑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금융사 보안담당자는 “단순히 OS를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OS에 맞게 하드웨어와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테스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모두 부족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한 내에 교체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지만 한국MS 측은 “일절 예외 없이 내년 4월 8일 모든 기술지원 업무를 중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은행권은 윈도XP 지원 종료가 다가오면서 대대적인 OS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기업·하나·우리·신한은행 등이 하반기부터 OS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예정이며,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도 상위 버전 OS로 전환할 계획이다. 당분간 OS 교체에 따른 혼선이 예상된다.
백수하 한국MS 상무는 “전자상거래, 금융서비스 등 민감하고 중요한 서비스가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2001년 출시된 윈도XP로 안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어 기술지원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윈도XP는 PC에서도 사용 비중이 높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3월 현재 국내 PC 가운데 32.9%(1490만대)가 윈도XP를 쓰고 있다. 이는 세계 평균(23.4%)보다 높은 수치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