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메인프레임 급한 불 끄나...우리은행 “재계약 전제 가격 협상”

주 전산시스템 교체 여부를 검토하던 우리은행이 현재 장비를 유지, 개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3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전산 시스템으로 IBM의 메인프레임을 계속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간 양쪽에 입장 차이가 있었지만 최근 이견을 상당히 좁혔다”며 재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은행은 계정계 등 핵심 업무에 IBM 메인프레임을 써왔다. 우리은행의 시스템 교체 검토는 IBM의 핵심 고객사 이탈과 직결돼 업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메인프레임 사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어서다.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던 기업은 과거 100여곳에서 지난해 40여곳으로 줄었다.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감소가 고가의 장비를 외면한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은행과의 재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IBM은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권의 대표 기업을 다시 고객사로 유치,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IBM은 올해 한국에서 메인프레임 사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메인프레임을 한국IBM의 `전략 사업`으로 삼고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IBM 측은 “시장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고객수를 늘리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국IBM은 기존 고객사 이탈을 최소화하는 한편, 금융 업계에 집중했던 공급처를 게임 업계나 중소기업 등 신규 분야로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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