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식멘토링으로 창조형 中企육성하자

앵그리버드는 3억5000만명이 매일 한 번씩 하는 세계적인 게임으로 핀란드의 `로비오(Rovio)`란 작은 벤처기업이 개발했다. 로비오는 현 최고운영책임자(COO) 니클라스 헤드 등 3명 공대생이 노키아가 2003년 주최한 모바일게임 대회에서 우승해 세운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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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 각종 게임이 실패하면서 한때 파산위기 까지 몰렸지만 노키아와 핀란드 기술혁신 투자청(TEKES)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앵그리버드`를 개발해 말 그대로 대박을 터트렸다. 한때 대학생 3명이 만든 작은 회사가 자산가치가 12억 달러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로비오 탄생을 지원했던 노키아가 이제 몰락의 길을 겪고 있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한때 세계 핸드폰 시장을 석권하면서 핀란드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노키아가 스마트폰이란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지 못해 몰락하자 핀란드 경제도 동반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로비오`같은 신생 벤처기업이 그 자리를 메우면서 핀란드 경제에는 새로운 활력이 생겨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결론은 단순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이를 용인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전체 기업의 99%와 고용 인력의 88%를 소화하며 국가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은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불황의 파도를 지나 이제는 엔저 역풍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문 인력과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대외 경쟁력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열심히 기술개발이나 수출을 해도 특허나 환율 예측에서 한두 번 실수하면 엄청난 손해를 입고 재기불능에 빠진다. 다행스럽게도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중소기업 집중 육성과 활성화를 국정과제의 중심축으로 추진한다고 들었다. 중소기업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일찍부터 중소기업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9년 구축된 과학기술정보협의회(ASTI)는 산학연과 유관기관 전문가 1만2000명으로 구성돼 기업이 주최가 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기술협력 개발 생태계의 성공적인 모델로 거듭났다.

지난 3년 간 ASTI 회원사인 중소기업 250개를 KISTI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방문해 기업 현장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현장에서 듣는 공통된 목소리는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많은 제도가 있지만 인력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보를 찾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정보를 찾아서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대부분 1회성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한번 실패하고 하면 다시 도전해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현재 3년 째 추진 중인 맞춤형 지식멘토링 사업이다.

지식멘토링 사업은 개별 기업의 현안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내부전문가 2인과 외부전문가 1인이 한 팀이 돼 기업의 요구 해결활동을 1년에 거쳐 집중적으로 밀착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은 외부 전문가와 공동으로 기업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점을 장기간에 걸쳐 다각도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기술개발과 시장진출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고 공통으로 안고 있는 전문 인력의 부재, 정보력의 부재에 관한 문제점을 해소했다.

지식멘토링 서비스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업화에 도전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핀란드의 로비오(Rovio)와 같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창조형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yspak@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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