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입으로 맛을 보기(미각) 전에 먼저 눈으로 맛을 보고(시각), 마음으로 느끼고(감각), 머리로 (생각)하면서 귀로 들으며 (청각) 맛을 본다. 한마디로 오감각이 다 동원돼 음식의 맛을 본다. 음식은 우선 눈으로 맛을 본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그릇에 담아 내놓는지에 따라 군침이 돌 수도 있지만 입맛이 가실 수도 있다.
두 번째 음식 맛은 음식에 담겨진 사연과 배경을 들어보면 동일한 음식이라도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음식과 관련된 독특한 스토리는 음식을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음식에 대해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음식과 관련된 스토리는 음식에 담겨진 만든 사람의 이미지나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떠올리게 해서 겉으로 드러난 음식을 넘어서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결국 음식을 먹는 사람은 음식에 담겨진 스토리로 한번 맛을 들어보고, 직접 음식을 먹으면서 스토리가 가미된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록 보잘것없는 음식이라고 할지라도 그 음식에 담겨진 애틋한 사연과 속 깊은 스토리를 들어본 다음 음식을 먹어보면 새로운 감동의 맛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한 동안 국민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나뭇가지에 산딸기 세 개를 꽂아서 임금님에게 바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이 최고의 음식인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임금님이 묻자 장금이는 “산딸기를 편찮으신 어머니가 드시지 못할까봐 씹어서 어머님의 입에 넣어 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저의 마지막 음식을 드시고 미소로 화답하시고는 떠나셨습니다. 미천한 음식을 먹고도 미소로 화답하셨던 제 어머니처럼 만백성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제 어미를 걱정하던 마음으로 전하께 음식을 올렸사옵니다”고 대답했다.
겉으로 보면 보잘 것 없는 산딸기 정과였지만 산딸기 정과에 담겨진 장금이의 애틋한 사연을 들어보고 산딸기 정과의 맛을 보니 그 맛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 것이다. 스토리에 사람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빠뜨릴 수 있는 스톰(Storm)이 존재한다! 평범한 음식이라도 남다른 사연과 배경을 담고 있는 스토리를 입히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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