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100여일 만에 100만 유저를 돌파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있다. 액토즈소프트의 `확산성 밀리언아서(이하 밀리언아서)`다. 밀리언아서의 성공은, 국내에서만큼은 흥행을 위한 `진리의 통로`로 여겨지는 카카오 플랫폼 진입 없이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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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아서는 TCG라는, 모바일게임으로서는 다소 생소한 장르의 게임이다. TCG는 `Trading Card Game`의 약자로, 여러가지 능력과 가치를 가진 카드를 모으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두뇌싸움을 벌이는 게임이다. 게임에서 사용자는 카드를 뽑고 진화시키고 합성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따라 매우 희귀한 카드를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희귀한 카드를 뽑아서 소장하고 수집할 수 있는 것이 TCG의 가장 큰 재미요소 중 하나다.
밀리언아서는 이미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에 두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 케이스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일러스트와 치밀한 게임성으로 유저들의 큰 사랑을 얻고 있다. 앱 통계 조사 서비스 `앱랭커(AppRanker)`의 자료를 살펴보면, 작년 말 출시 이후 올해 초 까지 급격히 DAU(Daily Active User, 일간 방문자)가 증가했으며, 그 후에도 큰 폭의 하락 없이 20만대 이상의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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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아서를 통해 국내 유저들에게 인지되기 시작한 TCG 장르은 `미드코어` 게임으로 분류된다. 미드코어 게임은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단한 캐주얼형 라이트 게임과, 게임에 몰입하고 즐기기 위해 장시간 집중 해야 하는 하드코어 게임의 중간 부류에 속하는 게임을 의미한다.
미드코어 게임은 지속적인 수익과 서비스를 원하는 게임사들에게 적합한 유형의 게임 장르다. 때문에 국내외 개발사들이 TCG 장르에 뛰어들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트리니티소울즈(공동개발), 바하무트, 운명의 클랜배틀 등 다양한 tcg 게임들이 국내에 상륙 해 있는 상태이며, 더 많은 게임들이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국내에 이렇다 할 미드코어 게임이 없는 상태에서 밀리언 아서와 같이 더욱 많은 외산 게임들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앱랭커 지리산 PL은 "국내 시장의 경우 카카오 게임의 지배적 구조로 미드코어 게임 경쟁작이 적어 해외 TCG 게임의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편"이라며 "국내 사용자들의 신속한 반응 역시 외산 게임사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비추는 요소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유저들의 관심도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 앱 `겜순이`는 밀리언아서, 클랜배틀 등 미드코어 게임 게시판의 활성화가 두드러지며, 인터넷 까페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역시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유저간 친목 활동이 연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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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카오 게임으로 대표되는 라이트 게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는 없지만 기존 유저층이 꾸준히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 게임으로 이름을 떨친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이하 다함께 차차차)`와 밀리언아서의 DAU를 비교 해보면 그 차이를 극명히 알 수 있다. 급격한 DAU 성장 뒤 다소 빠르게 하락하는 곡선을 그린 다함께 차차차와 달리, 밀리언아서의 경우 완만한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세간에 알려진 다함께 차차차와 밀리언아서의 전성기 일 매출은 각각 8억과 4억. 사용자 대비 매출 비중이 큰 밀리언아서는 ARPU(Average Revenue Per Unit, 가입자당 평균 수익) 역시 상당히 높다. 미드코어 게임이 카카오 게임으로 대표되는 캐주얼 게임의 비교적 짧은 생명주기에 대한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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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 시장 최대 점유율의 카카오 게임은 플랫폼 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출시한 게임만 100종을 넘기며 신작 역시 비슷한 장르, 이미 해봤던 방식이 되기 일쑤다. 원치 않는 초대메시지로 카카오톡 연동 게임에 대한 사용자들의 거부감도 커졌다. 이 때문에 개발사들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미드코어 TCG 게임이 카카오 게임하기에 출시되기도 했다. 엔크루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데빌메이커:도쿄`은 유명 성우 서유리의 참여와 모바일에 적합한 한 손 플레이 최적화 시스템을 구현해 출시 초기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제 팡류나 퍼즐 같은 천편일률적인 장르의 캐쥬얼 게임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미드코어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은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개발사들에게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고르게 사랑 받는 모바일 게임 생태계는 덤이다.
이종민기자 lj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