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국정 목표로 `창조경제`를 제시했다. 누구나 아이디어와 기술을 권리화하고 사업화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 직장인 윤창희씨(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로부터 아이디어 특허(디자인) 출원 과정을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손톱 밑 가시`가 있지는 않을까 찾아봤다. 윤 연구원은 2011년 가을 아이디어 특허화를 결심했고, 작년 4월 출원했다. 특허는 샴푸·로션과 같은 펌프형 용기 하단부에 뚜껑을 달아, 내용물을 아낄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다.
윤 연구원은 특허 출원 과정에 대해 “변리사 도움 없이 일반인이 아이디어를 특허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절차를 간소화하고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용어나 출원절차를 순화한다면 `특허 대중화`가 실현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 연구원은 “아이디어를 자산화하는 것은 학식·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허 출원 용어부터 일반인이 하기에는 높은 벽이 존재한다는 것.
윤 연구원은 샴푸 이용 과정에 특허 출원을 결심했다. 아이디어가 떠올라 권리화에 나섰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았다. 윤 연구원은 “새로운 기술로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관에 근무하다보니 아이디어를 자산화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일반인은 특허화를 생각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심지어 주변에서 특허출원을 부정적으로 보고 포기하라는 말도 들었다고 소개했다.
특허뿐만 아니다. 취미로 만들어본 샘플 제작 과정도 쉽지 않았다. 기업은 다르겠지만 개인이 권리화 후 사업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 셈이다. 윤 연구원은 “목업(모형을 목재로 만드는 것) 디자인 업체 찾는 것부터 입체디자인 도면 제작자를 찾는 부분 등 걸릴돌이 많았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도 제품화하지 못하고 포기한 사례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창조경제 시대 좋은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빛을 내기 위해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며 “불편함을 감수하다 보면 아이디어 기반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