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재기업 현장을 가다]데이비드 모스 코닝 CTO "다음 작품은 항균 유리"

“차세대 고릴라 글라스에는 항균 기능이 적용될 겁니다.”

유리의 진화는 끝이 없다. 언제 어디나 가지고 다니고 터치해야 작동하는 스마트폰, 알고보면 화장실 변기보다 세균이 많다고 한다. 코닝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전면을 덮는 커버유리의 물성을 바꾸기로 했다.

코닝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데이비드 모스 박사의 진두지휘 아래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모스 박사는 “커버유리에 별도 코팅을 하지 않아도 균을 죽이는 유리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닝의 연구개발(R&D)은 중앙 집중형으로 진행된다. 미국 뉴욕주 코닝시 본사 인근 설리반파크 연구소가 중심에 있다. 이 곳에서 커버유리, 기판유리, 광섬유, 담체 등 코닝의 신제품이 대부분 개발된다. 200만㎡ 규모 부지에 4개 건물이 들어서 있고 각 동은 모두 연결돼 있다. 기획, R&D, 제조 조직을 한데 모아 효율성을 기했다. 이 곳에서 R&D의 80%가 이뤄진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구소는 데이터센터용 광섬유를, 유럽 연구소는 세라믹을 주로 연구한다. 모스 박사는 “중앙 집중이 핵심”이라며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자유롭게 만나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설리반파크 내에는 코닝이 자랑하는 `퓨전 공법` 제조 시설을 그대로 옮겨 놓은 테스트 설비가 있다. “새로운 유리를 PC로 연구하고 곧바로 공정에 적용시켜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1위 유리 기업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그는 “기술을 개발할 때 인내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섬유는 1960년대에 개발됐지만 널리 쓰이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오랜 기다림 끝에 광섬유 분야는 지금 코닝의 주력 사업 중 하나가 됐다. 몇십년동안 쌓아온 기술을 고객이 요구할 때 상용화 하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이 시간에도 유리와 세라믹에 관한 수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다.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유리 분야에서 모스 박사는 최고 전문가다. 30년 넘게 유리를 연구해왔지만 여전히 공부하는 학구파다. 그는 “코닝이 더 강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 세계와 온갖 소재를 다 알아야 한다”며 “유리나 세라믹이 쓰일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찾아내고 기술을 접목하는 게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유리는 점점 우리 생활에 깊이 파고 들고 있다.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센 유리가 전자 제품의 케이스로 쓰이기 시작했고 자동차 실내 장식, 가정과 사무실 인테리어, 의료기기 등으로 용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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