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이슈]신흥게임대국 차이나

중국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게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과거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베껴 서비스하던 콘텐츠 후진국으로 인식됐으나 이제는 온라인 게임, 웹 게임에 이어 모바일 게임까지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중국 게임 콘텐츠를 국내로 들여와 서비스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 아시아를 평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까지 강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 중 눈여겨볼 것은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위챗)`의 성장이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 진출을 추진 중인 NHN `라인`과 맞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미 선보인 한글화 버전은 음성 채팅, 사진 업로드 기능 등이 국내 유수 모바일 메신저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판 `카카오톡`, 중국 `웨이신`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은 지난해 중국에서 단연 가장 높은 인기를 얻은 앱이다. 중국 IT전문 사이트 중관촌온라인이 조사한 2012년 중국 내 10대 다운로드 앱 순위에 따르면 웨이신은 17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해 압도적 1위에 올랐다. 2위를 차지한 과일썰기 게임 `후루츠 닌자`가 약 1100만 이상 다운로드인데 비해 격차가 크다.

웨이신은 모바일 메신저 주요 기능을 제공한다. 문자 메시지, 사진 송수신, 그룹 대화 등을 지원한다. 데이터망을 이용한 음성 통화 기능이 없는 대신 짤막한 음성 메시지를 녹음하고 이를 송수신하면 전화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 `카카오 페이지`와 유사한 사진 기능도 제공해 별도 사진 앱을 쓰지 않아도 보기 좋은 사진 편집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영상통화 기능까지 제공하며 PC 버전과 연동해 유무선 환경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웨이신 열풍은 중국 젊은이 문화도 바꿔 놨다. 웨이신으로 이성을 만나는 새로운 데이트 문화가 생긴 것. 현지에서는 웨이신 때문에 클럽 매출이 줄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중년층까지 웨이신을 사용하면서 가장 인기있는 앱으로 자리 잡았다. 웨이신은 거대한 중국 대륙을 넘어 중화권 국가를 비롯해 동남아, 미국, 유럽으로 퍼지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나 중국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은 웨이신 사용이 필수가 됐다.

◇모바일 게임 성장 `핵`으로

웨이신이 연내 선보일 `게임센터` 서비스도 세계 시장의 눈길을 집중시키고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게임하기` 서비스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를 급격히 확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웨이신 역시 중국에서 대세 앱으로 자리잡은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은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장르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앱 다운로드 상위 10개 중 6개가 모바일 게임일 정도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1위 웨이신에 이어 2위는 후르츠 닌자(1120만 다운로드), 3위 말하는 고양이 톰(1000만), 5위 플랜츠vs좀비 게임(600만)이 차지했다. 레이싱 게임, 낚시 게임, 앵그리버드도 순위에 올랐다.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캐주얼 장르 게임이 대부분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한국처럼 캐주얼 게임이 초기에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시장 파이를 키운 후 코어장르로 성장하는 단계를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보급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아직 모바일 게임을 접하지 않은 잠재 사용자가 많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CM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4000만대로 이는 세계 시장의 약 21%에 달한다. 중국 개발사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 개발사도 현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쓰촨성은 게임 개발사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게임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해외 퍼블리셔 진입은 막지만 개발사 설립은 허용하고 있다. 이에 현지 사용자의 입맛에 맞으면서도 중국 개발사 대비 품질이 높은 게임을 개발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려는 국내외 개발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웨이신이 게임센터 서비스를 선보이면 한국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서비스 열풍이 중국에서 재현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웨이신의 게임센터 서비스 개시 일정에 대해 무수히 많은 추측이 중국 안팎에서 제기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로 서비스된 초기 게임들이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웨이신 게임센터에 초기 어떤 게임이 선보일지도 관심거리다. 중국을 넘어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게임 서비스를 선보이는지 여부에도 눈길이 쏠려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