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컴퓨터` 뜨기도 전에 곳곳서 법·관습에 발목

구글·애플·삼성전자 등 글로벌 IT기업이 손목시계폰, 스마트안경 등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 개발에 앞다퉈 나섰지만 상용화도 되기 전에 곳곳서 `안티`가 등장했다. 법·제도가 신기술을 못따라가는 점도 있지만 사생활 침해와 안전을 우려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도 발목을 잡고 있다.

Photo Image
구글 안경 사용을 반대하는 `스탑 더 사이보그스` 홈피 메인 화면.

26일 더레지스터·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호주·영국 등 주요 국가 정부와 기관이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정책 마련에 나섰다.

게리 하웰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의원은 구글 글래스를 포함한 헤드셋 기반 디스플레이 류를 운전 중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구글 글래스는 안경처럼 쓰는 컴퓨터로 올 연말 상용화에 앞서 체험단을 운용 중이다.

하웰 의원이 금지 법안을 발의한 이유는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다.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면 운전자의 시선이 자연스레 옮겨가 정면을 직시할 수 없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주장이다. 이 법안이 통과하면 오는 7월부터 웨스트버지니아 주 교통안전법에 따라 주 내에서는 운전자가 구글 글래스 착용할 수 없게 된다.

호주는 아예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정책 대응을 준비 중이다. 호주 정부는 구글에 사생활 침해 여부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티모시 필그림 사생활보호 위원은 “사람들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지 등 기술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영국은 시민단체가 나섰다. `스탑 더 사이보그스(Stop the Cyborgs)` 그룹은 구글 글래스 등 웨어러블 컴퓨터 출시를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마치 스마트폰이 확산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IT기기를 입게 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침해가 일어나게 될 것이며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에서 카메라 촬영이 금지 당해도 구글 글래스로 촬영을 계속할 수 있는 등의 상황을 예로 들며 심각한 사생활 침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외신은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은 제품에 이 같은 선제적인 대응이 나오면서 험로를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박물관·락커룸·영화관 등 사진촬영이 금지된 장소에서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지 말아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컴퓨터 상용화에 앞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정책·법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