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문제점을 인정하는 일은 괴롭다. 그러나 모든 변화는 정확한 현실 인식에서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제이씨현시스템에 합류한 김은태 부회장은 회사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지적했다.
“차량 블랙박스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사업을 하는 업체가 무척 많습니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3년 안에 10분의 1도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그가 특별히 `3년`을 언급한 것은 3년 안에 완성차 업체가 직접 블랙박스나 AVN을 개발해 생산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그때까지 지금 보유한 아이템을 최대한 판매하는 동시에 다른 사업 아이템을 개발해내야 하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제이씨현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제이씨현은 지난 2007년 10월 자체 카인포테인먼트(CI) 브랜드 `런즈(RunZ)`를 야심차게 선보이며 블랙박스와 AVN을 판매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부회장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양강철 그룹 총괄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탁월한 조직운영과 글로벌 경영 능력을 갖춰 제이씨현의 변화를 주도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현대정공 시절을 포함해 30여년간 현대모비스에 근무한 경력이 자동차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도모하려는 제이씨현의 비전과 맞아떨어졌다.
김 부회장은 “주어진 시간 동안 CI 사업본부를 별도로 분리해 자동차 부품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라며 “국내외 유명 자동차 연구소와 협력해 우리에게 맞는 신제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최근 출시한 AVN 신제품 `FS2 보이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연이어 내놓을 계획이다. CI 사업본부를 흑자로 돌려놓는 게 당면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직원에게는 `따뜻한 연말`을 기대해보자고 격려했다.
“제가 7시 10분쯤 회사에 나와 일을 시작합니다. 직원들에게 늘 `죽기 살기로 하자`고 강조합니다. 올해 고비만 잘 넘기면 좋아질 겁니다. 힘들겠지만 따뜻한 연말을 기대하며 잘 따라와 주길 바랍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