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주도형 발전 전략을 추진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던 중국 경제 성장 행태를 변화시킬 것이다.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개혁하고 과학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겠다.”
글로벌 경제위기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1930년대 경제대공황과 견줄 정도라고 분석한다. 당시 대공황이 세계 주력산업을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시켰다면 현재 위기가 가져올 새로운 국면은 무엇일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세계가 전형적인 제조업으로 가치를 창출했던 `굴뚝경제(factory economy)`에서 `창조경제(creative economy)`로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흐름이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제조업의 전형적인 가치사슬(Value chain)이 변했다. 연구개발(R&D)→제조→마케팅→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순서는 같지만 각 단계별 경중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자본력과 낮은 인건비로 원가를 절감했던 `제조` 단계가 이익 창출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치사슬 앞쪽에 위치한 `R&D`와 뒤쪽에 위치한 `마케팅`, `서비스`가 더 중요해졌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고객친화적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든다. 창조경제론은 가치사슬의 단계별 변화에 가장 부합하는 전략인 셈이다.
변화에 가장 목말라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저임금 노동력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기초과학과 인재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산업과 사회시스템 전반에 IT를 적용해 선진화 중이다. 올해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대비 10.4% 늘어난 2520억 위안(약 44조원)에 달한다. 노동집약적, 자원소비형 모델 대신 `두뇌` 역할을 할 연구기반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시진핑 발 `창조경제형 산업모델` 구축이 시작된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 역시 이런 세계적 흐름에 정확히 맞닿아있다. ICT과 과학기술의 융합·혁신으로 일자리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로 내놓은 것이 창조경제다. MB 정권의 `지식경제`와는 또 다른 패러다임이다. 기존 R&D 중심에서 상상개발(I&D:Imagination&Development)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생애주기별 창업지원체계, 기초기술 확보 등이 선행된다면 우리나라도 지식 기반의 중장기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전략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