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방통위원장 내정자 "KBS 수신료 인상해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가 KBS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거론해 파장이 예상된다. 시민단체와 방송학계는 단순 시청료 인상에 앞서 KBS의 경영 방만화 방지, 정치적 독립성 확보, KBS2까지 의무재전송 확대, 수신료 인상을 위한 합의제 기구 설치 등과 같은 조건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내정자는 25일 오전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KBS 수신료 인상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수신료 인상을 묻는 질문에 “수신료 인상 해야죠”라고 말했다.

방송 규제 주무부처 수장 내정자가 이 같은 의사를 내비치면서 KBS 수신료 인상 문제가 다시 공론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KBS 수신료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신임 방통위원장의 역량을 평가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BS 수신료는 `준조세` 성격이어서 인상 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논란을 불러왔다. KBS 수신료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2500원을 유지했다. KBS는 공영방송이지만 KBS2에 광고를 내면서 상업방송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이상식 계명대 교수는 “수신료 문제는 복잡한 사안들이 걸려 있어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 된다”며 “오랫동안 수신료가 인상되지 않았고 물가 인상률을 고려할 때 인상하는 것이 맞지만 우선 KBS가 나서 방만한 경영을 없애고 프로그램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신료를 인상하면 KBS2도 의무재전송에 포함시키는 등 여러 전제조건을 해결한 후 수신료 인상을 고민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수신료 인상은 안 된다”고 말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위원은 “합의제 기구(방통위) 축소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방통위원장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수신료 인상을 얘기한 것이 다소 우려스럽다”며 “국민 의견을 먼저 수렴하는 것이 합의제 기구가 가진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야당이 제기한 방송 장악 음모와 관련해 공공성 보장에 최선을 다할 뜻도 피력했다. 이 내정자는 “(친박으로 분류돼) 박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방송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는 이해가 안 간다”며 “그동안 정부와 국회에 있으면서 방송 공공성에 앞장서 왔기 때문에 (방송 공공성 확보에는) 자신 있다”며 “(방송의 공공성 훼손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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