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하이웨이는 교통사고 저감, 교통효율 극대화, 산업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실정이다. 일본 사례와 대조적이다.
일본 정부는 차량에 카메라와 레이더 등을 장착한 지능형주행보조시스템(ADAS)을 이용하면 교통사고사망률을 45% 줄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도요타, 혼다 등 자국 자동차 업계에 스마트카를 적극 개발해줄 것을 요청했다. 2000년대 초다.
스마트카가 쏟아져 나오면서 2000년대 초 연간 1만명 수준이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0년 4500명 수준으로 반 이상 줄었다. 일본 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ADAS를 장착한 스마트카와 도로 인프라가 통신을 하면 교통사고 사망률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0)`를 목표로 스마트 하이웨이를 구축한다.
똑똑한 도로와 똑똑한 차가 만날 때 사고 사망자 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OECD에서 가장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우리나라에 스마트 하이웨이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완성차 업체는 스마트카 개발과 함께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 개발에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
스마트 하이웨이를 이용하면 차간 거리를 줄여 교통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다. 차와 도로가 안전운행을 돕게 되면 안전거리를 길게 유지할 필요가 줄어들어 1개 차로에 더 많은 차량이 달리는 원리다.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독자 구축한 지능형 도로 기술은 물론 ICT 인프라와 스마트카를 수출할 수 있다. 주요 자동차 수출국인 미국이나 유럽이 스마트 하이웨이를 구축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문제는 `관심부족`이다. 정치권은 물론 당사자인 산업계조차 스마트 하이웨이에 대한 기본 인식이 부족해 기술개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심지어 현대차 연구개발 담당 고위 임원이 `우리나라 사람은 애국심이 많아 그런 기술(스마트 하이웨이)을 개발하지 않아도 차가 잘 팔린다`고 말할 정도”라면서 “개발 기간이 3년을 넘는 R&D 과제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는 `자동차 업계 일`이라는 반응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선진국에선 5년만 지나면 현실화할 기술인데 우리나라만 무관심 속에 방치됐다”면서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단에 애정을 갖고 관련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