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는 수소를 포함한 연료와 공기를 공기극·고체전해질·연료극을 통과시켜 전기와 열을 만들어내는 발전 기술이다.
SOFC는 기존 에너지원 대비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온실가스 배출도 대폭 낮출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 블룸에너지가 `블룸박스`라는 SOFC를 공개하면서 전 세계에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8일 열린 재료연구소 소재융합 정기세미나에서 이해원 KIST 책임연구원은 “SOFC는 가장 유망한 신에너지 분야로 개발 및 적용 방향에 따라 산업과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SOFC는 천연가스, LPG 등 기존 탄화수소계열부터 바이오까지 연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이 비싼 외부 개질기가 필요 없어 원가 절감이 수월하고, 분산형전원이라는 점에서 사용부지 면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연료전지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발전 효율은 45∼65%에 달해 원자력발전을 제외하고 가장 높다. 여기에 열병합시스템을 활용하면 85%까지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600~1000도의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견딜 수 있는 세라믹 등 특수소재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발전 효율과 분산형전원의 장점 외에 CO2저장 및 CO2에서 기체나 액체 연료를 합성할 수 있는 고온 수전해의 기술적 인프라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SOFC는 대용량 산업용과 개인·가정용으로 기술과 시장이 뚜렷이 구분되는 추세다.
이해원 책임연구원은 “공급자 중심의 산업용 시장은 내구성과 경제성을 갖춘 시스템 기술이 중요하다. 또 소형의 개인 가정용 시장은 여러 경쟁기술이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과거 ㎾당 1500달러 수준이었던 스택(연료전지 부품) 단가를 2010년 약 175달러(양산기준)까지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유럽은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 국가 간 협력 아래 250㎾급 SOFC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스위스와 독일은 1㎾급 가정용 SOFC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미쓰비시가 원통형 150㎾급 SOFC 개발에 이어 최근 40㎽급에 발전 효율을 60% 이상까지 끌어 올린 대형 산업용 SOFC 개발에 성공해 국내 과학기술계를 놀라게 했다. 교세라는 1㎾급 가정용 모델을 개발해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포스코와 SK, 쌍용 등이 수년째 SOFC 기술개발과 상용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SOFC는 여러 기술적 장벽과 단가 문제 때문에 상용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해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특정 연료전지 한 분야에 몰입돼 있고, 특히 SOFC를 먼 미래 기술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융합소재 등 SOFC에 대한 폭넓은 연구개발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