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치킨게임이 마무리되면서 D램 공급량이 줄어든데다 중국 화이트 박스(제조자와 판매자 브랜드가 부착되지 않은 PC) 업체 D램 수요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반도체 전자상거래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2Gb(기가비트) 256Mx8 1333㎒ 3월 상반월 고정거래가격은 1.2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달 하반월(1.08달러)보다 무려 18.52% 올랐다. 2011년 8월 상반월(1.31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올해 들어 총 54.2% 올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선두 업체들은 PC용 D램 생산을 점차 줄이고 있다. 중국 화이트 박스 업체들은 반도체 업체의 감산을 우려해 춘절 이후 재고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스마트패드의 확산도 PC용 D램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보통 스마트폰·스마트패드에는 전력 소모가 낮은 모바일 D램을 사용한다. 그러나 중국 화이트 박스 업체들은 비용 문제로 스마트 기기에 PC D램을 쓴다.
하반기 성수기를 대비한 제조 업체의 반도체 선구매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도 PC용 D램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보통 반도체 선구매는 신학기 수요가 발생하는 8월보다 2~3개월 앞선다. 그러나 올해는 D램 가격 상승 탓에 선구매 수요가 평년보다 일찍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세다. 64Gb 8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5.34달러로 2월 하반월에 비해 6.8% 올랐고, 32Gb 4Gx8 MLC도 9.51% 오른 2.88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보수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어 메모리 공급 증가량은 제한적”이라며 “PC D램 가격 상승은 모바일 D램 가격 하락 속도도 둔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DDR3 2Gb 256M×8 1333㎒ 고정거래가 변동 추이
*자료 : D램익스체인지, SK하이닉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