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내정자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당황과 충격에 빠진 청와대가 최문기 전 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을 새로운 카드로 제시했다. 최 내정자는 ETRI 원장 시절 산하 연구소마다 `창의기술미래기술연구부(미래부)`를 둘 정도로 미래와 창의라는 키워드와 친숙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융합과 `퍼스트 무버`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알찬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창조경제의 기틀을 만들어 갈 적임자로 꼽은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최 내정자가 줄 곧 강조해 온 융합과 창의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어젠다인 `창조경제`와 일치한다. 최 내정자는 응용수학을 전공하고 산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과학기술과 ICT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로 통한다. 연구계와 ICT 업계는 최 내정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ICT 업계는 정보통신 전문가로 현장을 잘 이해할 뿐 아니라 뚝심이 있고 아이디어도 풍부해 창조경제를 진두지휘하는데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연구계 역시 ETRI 원장 시절 연구 프로세스에서 일어나는 병목현상을 제거하고 체계화하는데 공을 많이 들인 만큼 연구계의 고충을 잘 알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다.
아직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의 관문이 남아있지만 공은 이제 최 내정자에게 넘어왔다. 새 정부의 모토인 창조경제의 청사진을 만들어 대한민국 전역에 확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보여 온 뚝심과 저력으로 청와대 참모진은 물론이고 미래부, 산하 연구기관, 기업과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과학기술과 ICT를 섭렵한 전문가답게 균형 잡힌 시각과 뚝심으로 표류하는 창조경제를 조기에 제자리 잡게 하는 것이 최 내정자의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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