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획]<5> 토종 vs 외산, 불 붙은 디지털 콘텐츠 유통 경쟁

애플은 아이폰 앱스토어와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사고 팔고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콘텐츠와 앱을 매개로 IT 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플랫폼 전쟁의 서막이기도 하다.

애플은 2003년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를 시작, 디지털 음원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이어 방송·영화 등 동영상과 팟캐스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종합 디지털 콘텐츠 장터로 변신했다.

2008년엔 스마트폰 앱을 누구나 등록하고 사고 파는 앱스토어를 시작했다. 앱스토어는 소프트웨어 생산과 소비의 `민주화`를 가져왔다. 현재 77만개가 넘는 앱이 등록돼 400억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개발자에 70% 수익을 돌려주며 수많은 1인 개발자와 중소 기업에 성장 기회를 줬다.

구글도 2008년 안드로이드 앱을 유통하는 안드로이드 마켓을 내놓았다. 2012년에는 전자책과 음악,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구글 플레이`로 확대 개편했다.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은 약 70만개로 1년 전에 비해 56% 늘었고, 누적 다운로드는 250억건을 넘었다. 전자책은 500만권이 등록됐다.

네이버 역시 앱과 디지털 콘텐츠를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N스토어를 열었다. 북스토어, 뮤직스토어, TV스토어 등으로 구성했다. 네이버에서 앱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쉽게 관련 정보를 찾고 필요한 앱이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장이다. 특정 OS에 얽매이지 않고 유무선 구분 없이 필요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도 자체 디지털 장터를 만들었다. SK텔레콤 T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작년 8월 기준, 가입자 1600만명을 돌파하고 누적 다운로드가 10억건에 육박하는 등 이통사 마켓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모바일 장터는 다양한 앱과 콘텐츠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중소 개발자와 창작자가 수익을 얻으며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플랫폼 사업자의 입김이 세지면서 새로운 예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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