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어 중심으로 실시간 제재, 야간 당직자도 있어
“정부는 왜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베이징 폭우의 피해 실태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습니까?”
상하이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어젯밤 화가 나 SNS에 글을 올렸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3억명의 사용자가 하루 1억개가량의 트윗을 올리는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나 웨이보`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이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라이스대학·보든칼리지·뉴멕시코대학 교수진이 중국 웨이보의 검열 속도와 방식을 연구해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웨이보에서 사실상 실시간 수준의 SNS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는 중국 최대 SNS로, 정부의 지나친 검열로 사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이 조사를 위해 빈번하게 검열을 당하는 사용자 3500여명의 게재된 데이터를 한 달여간 수집했다.
보고서는 게재된 데이터 중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는 글`은 전체 게시물의 약 13%에 달했다. 검열 대상 단어가 포함돼 삭제되는 게재물 가운데 5%는 8분 안에 자취를 감춘다. 약 30%는 30분 안에, 약 90%는 24시간 내에 삭제된다. 조사 대상이 된 3500여개의 계정 중 약 300개 계정이 조사 기간 중 폐쇄됐다.
검열 작업은 밤 보다 낮에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밤에도 이뤄지고 있어 야간 교대 근무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지된 단어를 골라내는 시스템은 검열이 끝날 때까지 메시지 노출을 지연시키거나 문제가 된 게재물을 삭제한다. 이 사이 웨이보는 `서버에 에러가 났다`고 통보한다.
게재물을 수작업으로 스캐닝하는 직원도 존재하는 것으로 유추했다. 이 직원들은 네트워크 상에서 해당 게재물 일체를 삭제 시키거나 다시 게재하는 역할을 맡는다.
검열 키워드는 정치·사회적 이슈가 나올 때 마다 바뀐다. 조사가 진행됐던 달에는 베이징 폭우, 조어도 분쟁 등 단어가 포함된 게재물이 그 대상이었다. 지난해 베이징에 폭우가 왔을 당시 중국 정부는 사망자 수를 크게 축소해 발표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조어도를 놓고 이뤄진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은 민감한 사회적 이슈였다.
최근 몇 달간 웨이보에서 유명 사회운동가와 언론인, 학자들의 계정이 삭제되거나 포스팅 된 글이 사라지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중국 정부의 SNS 검열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