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에너지 자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09년 미국 에너지청이 셰일가스 생산으로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 등극을 발표한 이후 비전통 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존 에너지 소비 감소로 자급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외교통상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에 따르면 국제에너지 기구는 미국이 2020년 세계 1위의 석유·가스 생산국이 되고, 2035년에는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석유회사인 BP는 올해 미국이 액화연료 부문 세계 최대 생산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은 비전통 에너지 생산 선도국으로 타이트오일과 셰일가스로부터 각각 석유생산의 24%, 천연가스의 37%에 달하는 에너지를 채취했다. 미국의 에너지 자급률 확대에 따라 국제 에너지 생태계도 급변할 전망이다. 특히 알제리와 같이 미국을 주요 에너지 수출국으로 삼았던 국가들은 대규모 수요처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 원유수입량을 전년 대비 21%가량 줄이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의존도를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다. 올해 1월도 전년 동기대비 수입량이 5.9% 줄어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풍력발전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연장하는 예산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청신호가 켜졌다. 예산안 통과로 올해 착공되는 풍력사업이 새롭게 수혜 자격을 받아 첫 10년 동안 ㎾당 2.2센트를 보조받게 된다. 또 지역 전력공급을 위한 소규모 풍력발전은 건설비용의 30%를 지원받는다.
최근 들어 전통 에너지 자원의 소비도 줄고 있다. 미국 내 전력의 12%를 담당하는 수력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천연가스 비중 증가로 석탄·석유 등 전통 에너지 자원의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자국 수요가 줄어든 석탄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발전용 원료로 수출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