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획]<4>커뮤니티는 살아있다

최근 카페의 성장세는 주춤하다. 사실상 정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바일기기와의 사용자 시간 쟁탈전에서 밀렸다. SNS가 득세하면서 가볍고 빠른 콘텐츠 소비가 대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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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포털 카페 역시 모바일 시장 대응에 나섰다. 커뮤니티를 모바일로 옮겨오려는 작업이다. 2011년 NHN과 다음은 카페 모바일 앱을 내놓았다. 2012년에는 기존 카페나 블로그의 모바일 버전이 아닌 처음부터 모바일에 맞춰 기획된 커뮤니티 서비스가 나왔다.

다음은 `캠프` 네이버는 `밴드`를 선보였다. 밴드는 친한 사람끼리의 폐쇄적 소통에, 캠프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 사이의 가벼운 모임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카페가 자료나 정보 축적 역할이 강했다면 모바일은 실시간으로 구성원끼리 소통하며 정보를 소비하거나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밴드는 친구나 팀원 등 지인을 별도 밴드로 분류해 개별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캠프는 `모여서 바로 만드는 모바일 커뮤니티`다. 특정 장소에 모인 사람이 바로 커뮤니티를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모바일에 특화된 킬러 커뮤니티는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포털과 무관하게 독자 영역을 구축해 온 독립 커뮤니티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네티즌이 모여 공통 관심사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인터넷 초기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사진, 디지털 카메라, 유머, IT 등 특정 분야의 전문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네티즌의 끼와 역량을 모으는 `커뮤니티의 원조`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해 SLR클럽과 클리앙, 일간베스트, 오늘의유머 등 커뮤니티 사이트가 변함없는 생명력을 과시한다.

보수 성향 유머 사이트 `일간베스트`나 진보색이 짙은 `오늘의 유머` 등은 유머뿐만 아니라 정치적 쟁점과 논쟁의 중심지가 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대선 때 일베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 대선 TV 광고에 등장한 고가 의자를 문제 삼았고, 오늘의유머 사용자는 `프레이저 보고서` 등 박근혜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퍼뜨렸다. 급기야 국정원 직원이 오늘의유머 사이트에서 여론 조작 활동을 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의 영향력을 방증하는 사건이다.

지난해 SLR클럽 사용자는 `24인용 군용 텐트를 혼자 칠 수 있을까?`라는 자유게시판 글 하나를 온 인터넷을 흔든 축제로 발전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SLR클럽 회원 한 명이 대형 군용 텐트를 혼자 치는 이벤트에 자발적으로 수백명이 모이고 인터넷 중계와 기업 협찬까지 이어졌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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