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하트는 어디에서 왔을까?
PC 메신저는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게임이나 디지털 콘텐츠를 사용자에 소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주로 사용자 네트워크를 확보해 다른 서비스에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 반면에 스마트폰 메신저는 수익 창출에 적극적이다. 유선 웹에서 검색이 사용자 관문이었다면, 커뮤니케이션이 본질인 스마트폰에서는 메신저가 첫 관문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 삶 자체가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모바일 메신저는 단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넘어 소셜 네트워크로,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의사소통을 매개로 사람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SNS나 플랫폼 역할로 이어진다. 유선 메신저에서 불가능했던 수익 모델이 모바일에선 힘을 얻었다.
모바일 메신저 초기 수익 모델은 강력한 회원 기반과 시간 점유율을 활용한 브랜드 홍보 메시지 발송이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모델이다. 2011년 말 카카오톡 회원이 3000만명에 이를 즈음 시작했다. 대화창에 사용하는 이모티콘 판매도 초기부터 등장했다. NHN 라인은 작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한 48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스티커 수익이다.
모바일 메신저가 실질적 SNS 역할을 하게 되면서 소셜 네트워크 수익 모델이 카카오톡에 접목됐다. 페이스북이 외부 소셜 게임을 올려 회원을 확보하고 수익을 올렸듯 카카오톡도 작년 `게임하기`를 시작하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게임하기 매출은 출시 3개월만에 585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매출의 30%는 구글이나 애플 등 마켓 운영사에, 50%는 개발사에 돌아가고 나머지 20%가 카카오에 돌아간다. 사용자 트래픽을 모아주고 부분유료화로 수익을 얻는다. 시간 제한과 하트 보내기 시스템을 적용, 가볍게 즐기면서도 결제를 유도했다.
애니팡은 모바일 게임 열풍의 기폭제다. 같은 모양 3개를 맞춰 없애는 퍼즐의 원형은 이미 1990년대 초 나왔고 미국 팝캡의 `비주얼드`가 글로벌 히트를 하며 널리 알려졌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면서 비주얼드는 `1분`이란 시간 제한을 두었다. 페이스북을 하며 간단히 즐기는 비게이머들을 겨냥했다. 유사한 게임은 국내외에서 많이 나왔다.
애니팡은 여기에 역시 페이스북 소셜게임 `다이아몬드 대시`의 하트 보내기를 결합했다. 하트가 떨어지면 게임을 못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친구에게 받거나 구매해야 했다. 이 두 요소가 모바일 메신저와 만나면서 새 게임 시장이 열렸다.
플랫폼을 지향하는 메신저의 게임 이후 수익 모델은 상거래와 위치기반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 등이 될 전망이다. 위치 정보를 활용해 할인 쿠폰을 보내는 등의 모바일 커머스 사업이나 운세, 음악, 만화, 스티커 등 디지털 콘텐츠 유통 시도가 이어진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