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해외 진출 성공의 조건]①세계화센터를 만들자

지난해 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 규모는 1105조원(임베디드SW 제외)가량으로 추정된다. 한국 SW 시장 규모는 1%에도 못 미치는 약 10조원, 수출액은 15%가량인 1조5000억원 정도다. IT 강국이라는 명성에 한참 떨어지는 수치다.

한정된 내수를 벗어나 넓은 세계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면 해외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 SW 한류를 널리 퍼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지 정보 부족과 문화적 이질감 등 여러 이유로 녹록지만은 않다. 이를 해결할 방안 중의 하나가 세계화센터다. 일본은 현지화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한다.

해외 진출 추진 기업들이 꼽는 애로사항이 바로 `현지화`다. 국산 SW를 외국 전산 환경에서 가동하기 어렵다. 날짜 표기 순서(YY MM DD)와 같이 사소한 것부터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화면에 나타나는 메시지까지 수정 부분이 적지 않다. 한글 전용 인코딩을 사용해 개발했다면 외국 시스템에서 정상 화면이 출력되지 않는다. 고객사 업무 프로세스에 맞춰 기능 수정도 해야 한다. 단순히 메뉴만 한글화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현지화를 만만하게 봤다가 낭패를 보는 기업이 대다수다. A기업은 현지화 요건을 맞추지 못해 수억원 규모 물량을 전량 회수했다. 6개월~1년 현지화를 시도하다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고 철수한 예는 비일비재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해외 고객의 신뢰를 잃는다는 점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진출에 필요한 현지화 기간이 평균 15개월, 비용은 6억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평균 17개월, 5억5000만원이 소요된다. 현지 컴퓨팅 환경 구축, 엔지니어 체류비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SW에 이해가 높고 두 나라 언어에 능통하고 현지 비즈니스 문화를 잘 아는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매출 100억원 미만인 대다수 국내 SW기업이 `해외 수출은 남의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이유다. 효과적이면서 더욱 저렴한 현지화 전략 없이 해외 진출은 요원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효과적인 현지화 전략의 첫걸음은 개발 단계부터 어느 나라에 수출하더라도 현지화 작업이 용이하도록 개발하는 것이다. 가령 국가마다 수정이 필요한 기능은 소스코드에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 저장소 등에서 쉽게 불러와 사용하도록 개발하는 게 한 방법이다.

TTA는 일본 수출을 지원하는 현지화센터를 운영한다. 다른 나라를 위한 현지화와 사전작업인 국제화를 전담할 국가 차원의 `세계화센터`가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수출 시도가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가동해보고 현지화 작업을 한다면 시행착오를 반으로 줄일 수 있다.

PC와 운용체계(OS),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현지 환경과 현지화 전문인력을 갖춘 세계화센터가 마련되면 중소 SW기업의 수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신석규 TTA 소장은 “현지화는 수출을 위한 기본조건인데 기본이 돼 있지 않고 마음만 앞선 상태에서 실패를 보는 사례가 허다하다”며 “해외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세계 속에 SW 한류를 퍼뜨리기 위해 국가 차원의 세계화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 SW 시장 규모(임베디드SW 제외)

자료:시장조사자료 기반 추정

[SW 해외 진출 성공의 조건]①세계화센터를 만들자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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