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쏟아져 2차사고 우려…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행 중 선루프가 깨졌다는 일부 사례가 방송을 타며 괜한 불안감이 조성된 탓이다. 이후 유리 깨짐을 막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는 상황. 특히 유리 조각 날리는 걸 막기 위해 필름을 붙이는 게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선루프는 안전하며, 필름을 붙이는 건 오히려 위험한 행동”이라 조언한다. 파노라마 선루프 제조사 관계자도 “필름 붙이는 건 내부적으로도 검토한 내용이고, 실험 결과 붙이지 않는 편이 훨씬 안전했다”고 설명했다. 강화유리는 깨질 때 일정한 크기로 산산조각 나도록 만들어졌지만, 필름을 붙이면 작은 조각이 아닌 덩어리로 떨어질 수 있어서다.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국토해양부도 가세했다. 선루프 파손 원인을 두고 소비자와 자동차 제조사 간 신경전이 치열해진 탓에 원인을 밝히겠다고 나선 것. 제품 제작결함인지, 소재 자체의 문제인지, 소비자 과실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품 결함일 경우 리콜하는 게 당연하지만, 소비자들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무조건 조사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특정 차종이나, 특정 상황 등 공통점이 발견됐을 때 비로소 조사를 검토하게 된다. 주행 중 파손될 경우 증거를 모으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선 “관련 법규가 미미한 탓에 문제가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와 업체의 갈등은 낮은 안전기준 탓이란 주장이다.
그렇지만 국토부는 “국제기준과 차이가 없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도 논의돼 과학적으로 문제가 입증된다면 그때 새로운 평가기준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하며 “그렇지만 현 기술과 현 상황에 맞는 가장 안전한 기준을 정한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젠 예전처럼 결함을 쉬쉬할 상황이 아니어서 제조사가 스스로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결함을 시정해야 하는 시대”라며 “이건 국산차나 외제차나 마찬가지”라 덧붙였다.
한편, 선루프 파손은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고, 비단 국산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8월 아우디 Q5도 영하20도쯤에서 외부 충격 없이 스스로 깨질 우려가 발견돼 리콜했으며, 현대 벨로스터는 장착과정에서 발생한 미세 균열로 주행 중 선루프가 깨져 리콜했다. 이외 상당수 선루프 파손은 외부 충격이나 소비자 과실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