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로 변신하는 과도기”

킨들파이어 저가 판매에 매출은 늘었으나 적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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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이 전년대비 27%나 늘었는데도 말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 쇼핑몰업체에서 스마트 기기업체,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로 변신하는 `혁신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에는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아마존 CEO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로 변신하는 과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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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2011년 11월 첫 출시한 `킨들파이어`를 소개하고 있다.

아마존은 29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2% 오른 212억7000만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순익은 9700만달러(약 1049억원)로 전년보다 45% 줄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27% 오른 610억9000만달러(약 66조1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수익은 악화돼 3900만달러(약 4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은 나빠졌는데 안팎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우선 아마존이 `플랫폼`을 장악하겠다며 내세운 스마트 기기(킨들파이어HD, 킨들 페이퍼화이트, 킨들 헬드)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다.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매출 증가의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

e북 콘텐츠 매출도 크게 올랐다. 전년대비 70%가 올랐다. 반면에 종이책 판매는 17년만에 최저 매출 성장률(5%)로 마감했다. 매출원이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빠른 배송을 위한 물류 혁신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여개의 물류 허브를 추가로 설립하면서 22억6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비를 집행했다. 이 같은 투자는 물류비를 낮춰 지난해 제품당 물류비가 매출의 4.5%에 불과해 전년(5.4%)보다 줄었다.

덕분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전년대비 56% 오른 4억500만달러였다. 톰 츠쿠택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영업이익 증가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웹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조스 CEO는 “우리가 바라왔던 대로 가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킨들파이어는 사실상 생산비에 근접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최종 목표는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을 장악해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로 변신하는 선순환 생태계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스캇 데빗 모건스탠리 분석가는 “아마존은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판매를 붕괴시키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실적발표 직후 아마존 주가는 장외 시장에서 9%까지 뛰어 올랐다.


[표] 최근 3년간 아마존의 매출과 순익 변동 추이 (출처: 아마존 홈페이지)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