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페타바이트, 제타바이트 데이터를 처리해 비즈니스 통찰력을 끌어내는 빅 데이터 시장이 올해 급물살을 탈 모양이다. 주요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올해야말로 빅 데이터가 `뜬 구름`이 아니라 시장으로서 모양새를 갖추는 원년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최근 빅 데이터 솔루션 도입을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한다. 빅데이터 솔루션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감정 분석 차원을 넘어 제조업 생산공정에 적용됐을 때 진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견해는 이 같은 흐름을 더욱 주목하게 한다.
문제는 사람이다. 이를 처리할 사람이 없는 탓이다. 빅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결정을 하려면 솔루션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활용할 `데이터 과학자`가 국내에 태부족이다. 삼성도 데이터 과학자라 할 만한 인력이 거의 없을 정도다.
채용하려 해도 인력 풀이 없다. 데이터 과학자는 단순한 IT기술이 아니라 통계학, 경제학, 언어학, 공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지식을 보유한 인력이다. 포브스 등 미국 경제지는 향후 가장 각광받는 직업으로 데이터 과학자를 첫 손에 꼽았다. 국내도 외국계 IT기업 지사의 일부 운영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인력이 양성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다.
미국 SW기업 한 관계자는 본사 데이터 과학자 등 빅데이터 전문 인력에 인도인 비율이 많다고 전했다. 그만큼 인도에서는 관련 인력풀을 일찌감치 양성해 왔다는 방증이다. 또 솔루션으로 앞선 시장에서조차 인력수입이 이뤄질만큼 인력에서 앞서갈 경우 경쟁력을 대폭 키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첨단 데이터 처리 솔루션을 쏟아내도 이를 활용할 인력 풀을 만들지 못하면 빅 데이터의 의미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늦게 시작해도 빨리 따라가는 데 일가견이 있다. 빅 데이터 솔루션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에 자리를 내줬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브레인`만큼 우리 기업이 선점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도 공학이나 통계학 등을 전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래 유망한 직업군인 데이터 과학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빅 데이터 솔루션 대표기업인 EMC의 빌 튜버 부회장이 2년 전인 지난 2011년 방한해 조언한 이야기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