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판이나 모내기를 한 논에 피라는 잡초를 제거하는 일을 `피사리`라고 한다. 어느 날 피사리가 나타나 벼 이외의 모든 잡초는 제거해야 된다는 주장을 펼치는 인간들에 대해서 그 동안 수없이 당한 고통에 대해 한마디 한다. 바로 `쓴 소리`다. `쓴 소리`는 잡초라는 이름도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지은 이름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잡초가 없었다면 오늘날 인간들의 삶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잡초는 잡초가 아니라 다 이름이 있는 또 하나의 풀이다. 잡초가 없다면 지구상의 흙의 대부분은 홍수에 떠내려가 `물난리`를 겪었을 것이다. 잡초가 있었기에 잡초의 뿌리로 흙을 움켜쥐고 있어서 땅이 오늘날처럼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나아가 잡초가 없다면 개울가에 `송사리`나 `쏘가리`는 과연 먹고 살 수 있는지 잡초는 따져 물었다.
이때 강가에서 노닐던 `왜가리`가 나타나 자신들도 잡초 더미를 은신처로 활용하면서 살아간다고 잡초 옹호론을 펼쳤다. 잡초 더미에 머무르면서 살아가는 다른 물고기들이나 벌레들도 잡초는 자신의 삶의 터전이라는 주장을 이구동성으로 펼치고 있었다. 이에 가세해서 `정어리`와 `불가사리`들도 잡초 같은 해초더미가 있어야 물속의 산소도 많아지고 먹고 사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거들었다. 육지는 물론 민물뿐만 아니라 바닷가에도 이름 모를 잡초가 살고 있지만 인간들은 그 잡초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모두 잡초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세상에는 입은 있어도 할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있다.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받고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수 없는 마음을 쓸어 담으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벙어리`는 말이면 다라고 생각하면서 아무 말이나 발설하는 `주둥아리`들을 봉합해야 된다고 화풀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비록 지금은 `햇병아리`에 지나지 않지만 `햇병아리`라고 너무 무시하면 한겨울의 `찬 서리`처럼 싸늘한 된서리를 맞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든 아니든 다 거기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아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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