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성과 중심에서 미션 중심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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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원의 맏형격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미래 출연연의 역할을 제시했다. 기존 연구 성과 중심에서 탈피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미션 중심 출연연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성도 KIST 기술정책연구소장은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의 미래, KIST의 도전`이란 주제의 `미래 전략 대토론회`에서 “기존 산업 성장을 주도하는 도입·모방형 기술 개발이 아닌 선진국형 출연연 운영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하 소장은 “연구재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업별 예산 관리를 최대한 피하고 대형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묶음 예산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방법론을 제시했다.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로 발족한 KIST는 1989년 기초·원천 기술 개발을 위한 대형 국책과제를 수행하는 연구기관(과학기술연구원)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연구 분야별로 출연연이 분리되면서 우리나라 출연연의 본류로 일컫는다. 하 소장은 “경제발전 산업화를 이끈 출연연의 미션은 글로벌 어젠다,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라며 “미래 기술에 도전해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출연연 역할에 대해 내외부 인식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연연 예산이 지난 10년간 89.14% 증가했지만 연구 인력은 38.41% 늘어난 데 그친 것에 대해 “인력 부족,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로 기관 고유 미션에 집중하기 힘들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또 “잦은 거버넌스 개편으로 출연연 정책 지속성이 없고 출연연간 협력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2011년 국가연구개발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계와 연구소의 협력 연구는 1789건에 이르지만 연구소간 협력 연구는 593건 뿐이었다.

KIST는 출연연이 겪고 있는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기관 간 벽을 허무는 개방형 오픈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하 소장은 “KIST 고유 사업 외부 수행 비율을 올해부터 8%에서 30%까지 늘리겠다”며 “KIST에 배정된 묶음 예산을 더해 대형 연구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IST는 2월 말까지 외부 개방 연구과제를 선정하고 3월부터 시행에 나선다. 그는 “연구과제가 미션 해결 중심의 정성적 평가가 이뤄지도록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 한다”며 “다년 평가, 세계 경쟁력 비교, 논문 특허 위주 정량 평가는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IST 사업 예산 외부 개방 비율

"출연연, 연구성과 중심에서 미션 중심으로 거듭나야"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