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조직개편의 아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5일 현행 15부2처18청을 17부3처17청으로 2개부를 늘린 1차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1차 발표 후 1주일이 지났지만 부처별 기능과 업무 분장에 관한 구체적 내용 발표가 지연됐다.

지연 원인을 놓고 각 부처 하부조직 재편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업무분장에 따라 실·국 단위 재배치를 앞두고 부처가 이해관계에 따라 `영역 쟁탈전`을 벌이며 충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직은 생명체와 같다. 무리를 만들면 생존에 유리하다. 바깥 쪽이 위험해 안으로 파고들려하는 것이 무리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무리를 만들면 새의 날개 기류를 다른 새가 받아서 쉽게 먼거리를 갈 수 있다. 적을 공동감시하는 것이 혼자 감시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따라서 조직에서 어느 한 부문의 붕괴나 이탈은 생명체가 팔다리를 잃는 아픔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현 조직개편에서 해당 부처가 반발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이같은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해당 조직 입장에선 생존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기득권 지키기`라고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새 조직이 구성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돌아가는 것이 조직의 생리다. 그런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정서적으로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직무를 구성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조직의 생산성은 조직 구성원의 상태, 특히 심리적 상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만큼 리더의 능력이 중요하다.

시련은 조직이나 생명체를 성장시킨다. 아픔을 경험한 조직이나 생명체가 어려움이 닥칠 때 더 잘 견뎌낼 수 있다. 새 정부 조직은 개편의 아픔을 바탕으로 더욱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권상희 경제금융부 차장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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