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차전지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1·2차전지 전문기업 김용환 벡셀 사장(53)은 외국기업에 내줬던 국내 1차전지 시장을 2015년까지 국산 브랜드로 되돌려 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사장은 대우통신과 한국후지쯔 등 IT업계 출신으로 2009년 벡셀 대표로 취임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회사를 국내시장 점유율 25%의 2위로 끌어올렸다.
김 사장은 “우리가 잘 알던 국산 브랜드인 로케트나 썬파워 등이 외국기업에 인수돼 영업 중이지만 시장에서는 잘 모른다”며 “외국기업의 국내시장 참여가 문제될 건 없지만 우리 기술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시장을 굳이 그들에게 내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외국기업인 듀라셀이 2000년 초반 당시 업계 선두였던 썬파워와 로케트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은 에너자이저와 듀라셀 등 외산 브랜드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건전지 용도에 맞는 사용자 가이드를 소비자에게 인식시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사용자 대부분이 용도에 맞는 올바른 전지 사용법을 모른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해법을 제품으로 해결해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건전지 사용이 다양화되면서 가격은 8배, 성능은 1.5배 이상 나는데도 무조건 비싼 고성능전지가 좋다는 인식이 일반화됐다”며 “고성능전지에 적합한 제품은 디지털카메라 등으로 극히 제한적인데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이 에너지와 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도어록과 TV리모컨 등 용도에 맞는 건전지를 시장에 선보였고 새해에는 차량용 액세서리 제품이나 각종 조명기기 전용 건전지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어린이 장난감 성능을 고려해 `뽀로로` 등 캐릭터용 전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차별화로 벡셀은 지난해 대형 할인점 등에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3% 이상 늘었다.
벡셀은 올해 2차전지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전기차용 배터리나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아닌 다양한 환경의 중소형 ESS 해외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며 “대기업에 비해 시장 대응이 빠르고 몸집이 가벼운 장점을 적극 활용해 상반기 내 독일 가정용 `태양광+ESS` 시장에서 좋은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