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첫 공식 행보를 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로 시작하면서 과학기술 육성에 대한 그의 의지를 확인시켰다. 또 정부 조직 개편의 핵으로 등장한 미래창조과학부가 박 당선인이 국정운영의 핵심으로 삼은 `창조경제`를 실현시킬 핵심 전담 부처라는 사실도 공식화했다.
행사 이후 박 당선인의 언급에 대해 여러 재해석이 나오자 박선규 대변인은 별도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라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 당선인은 후보시절 과학기술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선거 직전 3차 TV토론회에서 “과학기술은 제가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론의 핵심으로,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GDP 5% 수준으로 확대하고 국가의 과학기술을 책임질 미래창조과학부 설립을 약속하기도 했다. 과학기술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 연구원 정규직 전환, 과학기술인 연금을 확충, 유공자 예우 확대 등 과학기술인이 자긍심을 가질 안정적 연구환경 조성도 언급했다.
박 당선인은 과학기술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였다. 1975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여고시절 전자공학이 전망이 밝으며 한국에 유익한 산업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결심했다”며 “적게나마 나라에 생산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 느꼈다”며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행사에서도 전자공학을 선택한 이유를 “가난으로부터 국민 삶을 변화시킬 힘이 과학기술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998년 정치에 입문, 국회 내 이공계 출신 의원 모임 참석은 물론이고 과기정위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관심을 이어왔다. 이공계 출신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학기술계 인사들은 이날 행보에 많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길생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국민은 행복과 복지 증진을 요구하게 마련”이라며 “과학기술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며 산업기술에 신경 쓰는 만큼 기초연구 신경을 써 달라”고 말했다.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도 “1970~80년대를 돌아보면 당시 우리나라 최고 인재는 이공계를 선택했고 이들이 지금 우리나라 산업을 발전시켰다”며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이공계를 믿고 선택할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