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은 청와대 조직 변화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대통령실 수석제도의 명분이 사라진다.
이명박 정부는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해체하면서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업무조정 능력과 추진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수석제도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이유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 후반기에는 수석급의 미래전략기획관을 신설하고 방송통신과 과학기술비서관을 산하에 두고 조정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가 부총리급이 된다면 수석 제도 명분은 더욱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또 박 당선인이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박 당선인은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각 부처 업무 관여도 가급적 최소화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 시행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과 맞물려 청와대 수석비서관 역할이 담당 분야와 부처의 업무 진행상황을 점검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그야말로 `보좌` 역할에 국한될 것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전처럼 청와대 수석이 소관 부처에 업무 지시를 하면 각 부처는 총리·장관보다 청와대 눈치를 보게 된다”며 “청와대 수석은 부처의 업무 진행 상황을 점검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연락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미래전략기획관도 존폐여부가 진지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등장으로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재편도 이뤄진다. 대표적으로 미래기획위원회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의 위상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위원회가 미래 비전과 전략 수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미래창조과학부와 업무가 중복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위상과 형태에 따라 청와대의 조직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