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이 급물살을 타면서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에 대해 정부 각 부처가 욕심을 내고 있다. 전국 3600개 우체국과 4만4000명의 거대 조직인데다 금융과 물류 업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우정사업본부 전체 혹은 우편과 금융업무를 분리해 가져가겠다는 안들을 물 밑에서 논의하고 있다.
우선, 지식경제부는 현 조직을 흔들지 않는 것이 그동안 추진해온 우정사업본부 업무의 연속선상에서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부처에서 눈독을 들이는 상황을 고려해 우정사업본부를 우정청으로 승격시킨 뒤 외청으로 두는 안을 통해 우본 사수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우정사업본부의 핵심업무인 우편은 원래부터 통신과 관련한 업무이고 물류 및 금융도 우편과 함께 있을 때 시너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ICT 전담부처가 신설될 경우 당연히 우본의 업무 관할도 따라가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강하다.
행정안전부도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새마을금고를 관장하고 있는 행안부가 금융업무와 전국적 행정망을 갖춘 우정사업본부를 갖는다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저축과 여신 등 금융기능은 국가 재정에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내무와 총무 기능을 하는 행안부의 존립 취지에도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전국 조직을 거느린 우정사업본부를 가져온다면 행정망이 강화될 수 있다는 논리도 제기된다. 우체국의 전국적 조직망이 지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역시 우정사업본부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학기술 부문 분리가 확실시 되는 국토부는 전국조직인 우본을 가져와 부처 위상 축소를 상쇄함은 물론, 우본을 통해 인사 숨통을 트겠다는 내부 분위기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각 부처의 동상이몽과는 달리 미래창조과학부의 범위, ICT전담부처의 신설 등의 조직 개편에 따른 변화가 워낙 유동적이어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