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카운트다운]<1>마이닝이 아닌 정밀 타격

`미래가 궁금하다면, 소비자 마음을 읽어라.` 마케팅이론 첫 장에 나오는 문구다. 그렇다면 소비자 마음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해답은 바로 `빅데이터`에 있다. 앞으로 IT시장을 뒤흔들 3대 키워드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가운데 핵심이 바로 빅데이터다.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각과 통찰력으로 성큼 다가온 빅데이터 시대를 예측해 본다. 이준기 연세대 교수, 최정혜 연세대 교수, 이상구 서울대 교수, 문성수 알테어코리아 대표, 이성욱 딜로이트 상무 등이 전문 필진으로 지면을 빛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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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zoonky@gmail.com)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정보통신 분야는 소셜 게임 약진, 모바일 부품주 대활약, IT서비스에서 대기업 공공프로젝트 진입 규제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해 새 정부에 맞추어 정보통신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대도 남다르다. 가장 큰 화두의 하나는 빅데이터가 될 것이다.

벌써 정부는 빅데이터 공동설비 구축, 빅데이터 기술개발 로드맵 마련, 전문 인력 양성 법령 정비 등 정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공데이터를 이용한 빅 데이터 활용방안(범죄발생 장소와 시간예측, 스마트 교통사고 예방시스템, 자연재해 조기감시 시스템 등)에 관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관한 최근의 관심은 비단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2012년 3월 빅데이터 연구에 관한 6개 부처, 84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이니셔티브를 발표하였으며 IDC는 빅데이터 시장 규모를 2012년 68억달러에서 2015년 169억달러로 예상하는 등 매년 20% 이상 성장 가능성 산업으로 분석했다.

빅데이터 산업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에 관한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그와 관련된 서버 산업이다. 두 번째는 시스템소프트웨어다. 빅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저장 공간, 처리 시설 제공에 관련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과 분산 컴퓨팅, 가상 머신, 그리드 컴퓨팅 등이 이에 포함된다.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툴인 하둡, 메리듀스, NoSQL 등은 이 영역에 속한다.

세 번째는 응용소프트웨어다. SAS나 알테어 등 분석 툴에서 데이터 시각화 산업에 대해 많은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컨설팅으로 기업 자료를 활용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델을 만들어 예측, 분석하는 산업이다. 빅 데이터는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가진 만큼 우리 기업도 빅데이터에 관한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세계시장으로도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네 가지 영역 중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산업이 무엇일까? 첫째와 두 번째 하드웨어와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아직 세계 수준과 격차가 많이 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응용소프트웨어와 컨설팅 분야도 그리 경쟁력이 뛰어난 분야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틈새시장을 찾아 세계적인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최소한 해외 유수 기업에 대응해 국내 경쟁력을 키울 수는 있을 듯하다.

먼저 응용 소프트웨어에서는 산업 특성별 필요 분석 정보가 다른 것을 이용해 특정 산업에 관한 분석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또 국내 산업을 잘 이해하지만 분석 모델을 적용하는 범용 분석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다. SNS 데이터를 이용하는 분야는 국어 자연어 처리 등에서 우리 기업이 앞서 나갈 수 있다.

컨설팅에서도 많은 틈새시장이 존재한다. 이는 빅데이터 시대가 단순하게 거래 데이터를 모아놓고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의미 없는 데이터마이닝(데이터에서 금광을 찾아내듯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을 하는 시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현재 빅데이터라고 부르는 것은 기존의 기업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던 업무 처리에 더해 SNS, 온라인과 모바일 거래, 센서 등의 기기와 기기 커뮤니케이션, 이에 따르는 고객, 파트너, 공급자 등 행동 패턴 데이터 등을 통하여 새 모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능동적으로 모델에 관한 가설이 만들어 진 후 가설 검증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수집되는 과정이지 데이터에서 무엇인가를 블랙박스처럼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빅데이터 산업을 이해하는 첫걸음이자 바로 빅데이터 시장이 앞으로 엄청 커 갈 수밖에 없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근거다.

빅데이터 산업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스템 시장도 클 것이지만 스마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얻지 못하던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이용해 고객과 시장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것을 통한 파생 시장은 시스템 시장 규모를 능가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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