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유독 종합대학교, 종합병원이 많다. 종합적으로 다 잘 하겠다는 의도이자 선언이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이것저것 다 잘 하려다 아무것도 다 잘 안 될 수도 있다. 힘과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 몰입해도 한 분야의 최고봉에 이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대학 이름이나 위치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재미나게 작명한 대학 전공학과들이 인터넷에 소개된 적이 있다. 예를 들면 강남대 스타일학과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본떠서 만든 특성화학과다. 강원도 지역의 감자 특산물을 생각해서 만든 강원대 감자전말이학과, 건국우유를 생산하는 건국대학의 기업 경영적 특성을 감안한 건국대학교 우유배달학과, 두유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삼육 두유의 명칭을 반영한 삼육대학교 두유제조학과, 역사적 유물이 많이 존재하는 경주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경주대학교 왕릉벌초학과, 홍어가 많이 생산되는 전남 목포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목포해양대학교 홍어양식학과, 자갈치 시장이 있는 부산의 부산대학교 자갈치유통학과, 곶감이 특산물로 생산되는 상주의 상주대학교 곶감제조학과나 곶감포장학과가 있다.
이 외에도 지역 특산물이나 관광 상품을 반영하는 대학의 특성화학과 사례에는 안동대학교 하회탈제조학과와 찜닭양념연구학과, 그리고 자반고등어를 생산하는 안동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고등어염장학과, 전주대학교 비빔밥유통학과, 제주대학교 감귤포장학과, 미역채취학과, 조랑말사육학과, 말발굽제조학과, 조랑말교배학과 그리고 춘천하면 떠오는 닭갈비를 생각해서 만든 춘천대 닭갈비조리학과 등이 있다.
해양대학교의 해녀양성학과와 세종대학교의 훈민정음학과, 그리고 한남대학교 교량건설학과는 이름만 생각해도 입가에 웃음이 감돈다. 마지막으로 성대 결절과는 그야말로 네티즌들의 촌철살인의 유머가 반영된 재미난 학과다. 뭐든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한 두 분야에 나의 힘과 에너지를 집중, 일정 기간 몰입해야 뭔가 되어도 된다. 그렇게 노력하면서 체험적으로 깨달은 지식(體)이 타인과 공감(仁)되면서 탄생하는 지식(知), 체인지(體仁知)만이 세상을 체인지(change) 할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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