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 시장이 심상치 않다.
4세대(G) 전쟁에 대비해 선후발 업체가 앞다퉈 해외 브랜드를 도입하고 자본 제휴에 나섰다. 빗장을 열어 `잘라파고스(재팬+갈라파고스)` 인식을 불식시키는 한편 합종연횡으로 사활을 건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31일 니혼게이자이·IT프로 등에 따르면 일본 최대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가 가입자 이탈을 막고자 새해에는 애플 `아이폰` 도입을 확정, 조만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NTT도코모는 지난해 11월 가입자 수가 5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전사적 충격에 휩싸였다. 후발업체인 KDDI와 소프트뱅크가 애플 `아이폰5`로 공세를 펼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NTT도코모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도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이른 시일 내 결론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NTT도코모는 이와 함께 LTE 통신 속도를 향후 2년간 현재의 다섯 배 이상으로 높이는 전략을 수립했다. 도쿄 등 대도시에서 시작해 지방도시까지 순차적으로 기지국 증설을 확대하는 한편 이를 지원하는 고성능 단말기를 해외에서 도입할 계획이다.
NTT도코모는 이와 별도로 안드로이드 OS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이외에 삼성의 독자 운용체계(OS)를 탑재한 `타이젠폰`도 도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애플 아이폰까지 더해진다면 OS별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경쟁력 저하로 지연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8` 대신 `윈도폰7`이 시판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노키아가 출시한 프리미엄급 `루미아920`과 중간급 `루미아820` 등이 그것이다.
노키아 제품은 이미 800·900·1800·2100·2600㎒ 다섯 개 주파수 대역에 맞춰져 개발돼 있는 데다 4G LTE 대응이 쉽기 때문에 일본 이통사가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스프린트와 클리어와이어를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LTE 네트워크 확대와 함께 일본과 미국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4G 단말기 수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IT프로는 “대만 HTC, LG전자, 리서치인모션(RIM) 등이 공급하는 중저가 단말기도 대거 유입되면서 새해 일본 이통시장은 글로벌 브랜드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