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CEO "2012년 못 이룬 꿈 새해에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통신사 CEO들이 내세운 신년 목표는 조금씩 달랐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월 시무식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 구체화·데이터 중심 네트워크 고도화”를 내세웠다. 이석채 KT 회장은 “KT 기준 매출 20조를 달성해야 하며, 기업문화 변화와 혁신이 정착돼 컨버전스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는 (LTE를 통해)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라며 악착같은 실행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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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사장

그들의 바램은 이뤄졌을까.

SK텔레콤이 최근 공개한 `2012년 기업리포트`에 따르면 SK플래닛의 기업가치를 2조2000억원 이상으로 자평했다. SK플래닛은 하 사장이 말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담하는 자회사다. 지난해 2분기 처음 흑자를 달성하며 나름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했다는 평을 받는다. 새해 2월 SK M&C와 합병이 이뤄지면 연 매출 1조7000억원 규모의 종합 콘텐츠 플랫폼·마케팅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매출 비중이 가장 큰 `11번가` 외 확실한 수익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데이터 중심 네트워크 고도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두 주파수를 오가며 쓰는 멀티캐리어(MC)와 올(ALL)IP 기반 서비스의 일부인 음성 LTE(VoLTE)·차세대통합커뮤니케이션(RCS)를 시장에 내놓는데는 성공했다. 새해에도 두 주파수를 묶어 하나처럼 쓰는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LTE와 와이파이를 묶어 사용하는 HIS 기술 등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3분기까지 별도 기준으로 14조44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폰5 출시 등 호재가 있었던 4분기 매출까지 합치면 이 회장이 연초에 공언한 20조원에 거의 근접한 연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문화 혁신 역시 성공했다는 평가다. “민간기업임에도 예전의 관료문화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극복하고 `가상 재화`를 비롯해 새로운 융합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 기업이 됐다. 내부적으로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독려하는 `액션스타`, 스마트워킹 확대 등을 통한 GWP(Great Work Place) 추진으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하지만 일부 `낙하산 인사` 등 과거의 문제점 일부는 조금 남아있다.

LG유플러스는 이 부회장의 `1위 여망`을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하지만 LTE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고수하면서 `만년 3위`라는 타이틀은 벗어났다. `LTE 전도사`를 자처한 이 부회장의 강한 드라이브 덕분이다. 차세대 먹을거리로 바라보고 있는 기업 시장에서는 인터넷전화 등 일부 종목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일 이들 CEO는 시무식을 열고 새로운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참석 후 각 층을 돌며 격려하는 방식으로 시무식을 진행한다. 이석채 회장과 이상철 부회장은 각각 광화문 올레스퀘어·LG유플러스 사옥 식당에서 직원을 모아 시무식을 가진다.

연초부터 영업정지가 예정돼 있는 등 상황은 좋지 않다. 이들이 지난해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새해 목표를 내놓을 지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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