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새해 9월 전자소재연구소 가동

삼성이 그룹의 가장 취약한 사업인 소재를 새해부터 집중 육성한다. 계열사 간 전자소재 연구개발(R&D) 시너지를 내기 위한 연구소가 처음 출범한다. 총 3000명 이상의 5개 계열사 R&D 인력이 삼성 제조업의 마지막 종착점인 소재사업의 `합작품`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새해 9월 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삼성정밀화학·삼성코닝정밀소재 5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전자소재연구소(이하 연구소)의 문을 연다. 3월께 장비를 반입한 뒤 8월까지 입주를 마무리해 9월 1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2단지 내에 둘 연구소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전자소재 관련 R&D를 수행한다. 연구 분야가 같아도 물리적 거리 때문에 계열사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2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삼성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에 필요한 소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5개 계열사는 내년 초 구체적인 연구 과제를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를 초월해 칸막이 없이 전자소재 분야 연구 시너지를 창출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초기 근무 인원은 3000~4000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7000명을 목표로 했지만 각 계열사에서 인력 선정을 완료하지 못했으며, 일부 직원들은 자리 이동을 꺼리는 탓이다. 연구소 이동을 기피하는 것은 소속 변경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연구소 직원에게 앞으로 2년간 본래 계열사 소속을 인정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후에 연구소 소속으로 변경이 될지, 그대로 계열사 소속으로 남을지 미지수다.

누가 첫 연구소장으로 선임될지도 관심사다. 연구소장 직책 여하에 따라 위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핵심 임원이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관계자는 “연구소장 직급에 따라 사실상 연구소 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라며 “중량감 있는 임원이 온다면 출발부터 연구소의 위상도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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