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해 경기 불확실성을 준비하자

새해 경기전망이 우울하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장기화된 탓도 있지만 저환율에 따른 수출부진이 더욱 불안요인이다. 특히 새해에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데다가 나라 안팎으로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악재가 적지 않다. 미국은 `재정 절벽`에 서 있고 국내에서도 경기부양에 대한 조세감면 시효가 올해로 끝나기 때문이다. 온 나라가 대선에 몰입하면서 새해 경제를 걱정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한 결과 새해 1월 전망치는 85.7로 나타났다. 그 만큼 기업들이 새해 경기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도 불안하다. 원화환율 하락으로 수출 여건은 악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새해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을 조사한 결과 78.4에 그쳐 6분기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경제구조다. 지난해 무역의존도 97%가 이를 증명한다.

내년 수출전선이 순탄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유럽은 최근 스페인 위기가 불붙으면서 악화되는 상황이고 미국 경제도 아직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 자칫 올해 달성한 `무역 1조달러 탑`이 무너질 수 있다.

소비와 투자를 살리는 길은 결국 일자리 창출이다. 장기 저성장체제에 들어가면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제한되고 실업은 증가한다. 벌써부터 중소기업의 채용 규모가 줄기 시작했다. 중소제조업체 10곳 가운데 4곳은 새해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에 발목이 잡혀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새해 벽두에 몰아칠 경제 충격파를 버텨낼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까지의 과도기간 중 정부 기능이 무력해 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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