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어요.”
A양은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로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단절된 생활을 하다 보니 더욱 우울해졌다. 그러다 메신저에 상담창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용기를 내 메시지를 보냈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고 익명이 보장되니 마음이 편했다. 상담사와 수십 번의 대화가 오갔지만 A양은 바깥 세상에 쉽게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상담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5달 후 A양은 심리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에 마련된 청소년 상담 계정 `상다미쌤` 이야기다. 상다미쌤과 친구를 맺은 청소년이 2만5000명을 웃돌고 고민 상담은 5500회를 넘어섰다.
상담을 신청한 학생들은 언어폭력, 따돌림, 신체폭력 순으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이버 폭력 피해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상담 사례자들은 가정 형편 비관, 자살 충동, 자해 경험, 따돌림의 두려움과 불신, 부모 및 선생님과의 대화 단절 등 자신이 처한 구체적 상황을 알렸다.
이 중 6명이 겪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 여부와 본인의 의지, 부모 동의 여부 등에 따라 집중 치료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이달 말부터 KB국민은행과 열린의사회의 도움으로 정신과 상담, 외래 진료를 받는다.
황지현 열린의사회 상담실장은 “학교에서 왕따로 고통받는데 집에서는 아빠가 폭력적이어서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며 “상다미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메신저로 쉽게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황 실장은 “하루에 100명을 상담해 녹초가 될 때도 있지만 학생이 손으로 편지를 써오는 등 고마움을 표해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상다미쌤은 다음이 지난 8월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에 열어 놓은 학교폭력 상담 창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KB국민은행, 열린의사회와 `학교폭력 관련 학생 상담, 치료 지원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 중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