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2012 결산 `4G(Giant·Green·Gesture·Galaxy) 시대`

전자신문이 미래 세상을 가늠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연재했던 `퓨처` 섹션의 주요 주제를 중심으로 2012년 한해를 되돌아 봤다. 퓨처면의 메인 스토리 `이머징이슈`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미래 정보기술(IT)이 그려진다.

이동통신이 4세대(4G)로 전환되면서 변화의 물결이 몰려왔다. 앉아서 쓰던 인터넷은 이동하면서 쓰는 인터넷으로 개념이 변했다. IT산업 전반에도 대변혁이 있었다. 앞으로 IT흐름은 4개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공룡 그룹 탄생(Giant), 친환경·저전력화(Green), 인식 기술(Gesture), 우주 은하계(Galaxy)다.

◇자이언트(승자 독식, IT 공룡 탄생)

쏠림 현상이 IT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페이스북·트위터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쓰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구글의 영향력은 더욱 넓어졌다. 인터넷 플랫폼 최강자 지위를 누리던 야후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하드웨어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 양강 구도가 굳어졌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시바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삼성전자와 퀄컴이 시장을 나눠 가졌다. ARM이 프로세서 코어 설계자산(IP) 분야를 석권했다.

IT업계 영향력이 소수 대기업에 집중됐다. 대기업끼리 전쟁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대부분 점유했고, 중저가·피처폰 시장은 ZTE·레노버 등 중국·대만의 중화권 업체가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치킨게임이 종식됐다. 마이크론·엘피다·난야 등 대만·일본·미국 업체들이 D램 시장에서 밀려났다. AP 산업에서는 원조격인 TI와 ST에릭슨이 이 시장에서 손을 뗐다. 소인국에 몇몇 거인이 앉아 있는 형국이다.

이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한 건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이다. 점점 많은 양의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는 `데이터 빅뱅(퓨처면 이머징이슈·3월 14일자)`이 일어날 것이다. 데이터 수집 능력이 뛰어난 거인 대기업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친환경·저전력)

친환경 이슈는 해가 지날수록 중요성이 더해간다. 이머징 이슈에서도 워터허브(6월 22일자), 태양전지(7월 6일자), 가상발전소(7월 27일자), 바이오연료(8월 24일자) 등 환경과 전력에 관한 내용이 다수를 다뤘다. LG전자·지멘스 같은 회사는 수처리 사업을 위해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물 부족 국가 싱가포르에서는 수처리 기술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 자원을 조금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이용하는 게 인류의 절대 과제가 된 것. 한편으로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에 대한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은 상용화돼 점점 진화하고 있다. 물속 조류를 이용하는 방법, 가상 발전소를 만드는 개념 등 새로운 아이디어도 여러 소개 됐다.

◇제스처(동작인식)

올해는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동작 인식 기술(5월 25일자)이 상용화 돼 여러 기기에 쓰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인식 기술을 발전 시켜 더 편리하게 기계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시대다. 출발점은 아날로그 센서(1월 6일자)다. 사람의 시각·촉각·청각·후각을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센서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등과 결합해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 홍채인식(11월 9일자), 자연모사(7월 20일자) 사례에서 보듯 기계는 사람이나 사물을 베끼거나 움직임을 읽어 들일 수 있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차세대 인터페이스(10월 5일자) 역시 얼마나 편하게 동작해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사람이 타인에 대해 느끼듯 사람 움직임이나 표정을 보고 마음을 읽는 기술이 실현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애플 아이폰 `시리(Siri)` 같은 음성 인식 기술이 데이터 관리 기법과 결합해 사람의 마음까지 계산해낼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먼 미래 이야기다. 테디베어가 살아 움직이는 영화 `19곰 테드`에서 곰 인형은 사람과 친구가 되고 웃고 화도 낸다. 언젠가는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디지털액터(2월 9일자)를 위화감 없이 만나볼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갤럭시(우주 은하계)

결국 나로호 발사 성공은 보지 못했지만 우주에 대한 관심을 거둘 수는 없다. 우주 태양광 발전시스템(8월 17일자)은 우주에 직접 발전소를 세워 전력을 생산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우주 엘리베이터(10월 12일자)는 우주선을 쏘지 않고 우주에 가는 황당한 방법이다. 달까지 엘리베이터를 연결하는 것이다. 사슬이나 케이블 모양으로 꼰 소재를 가운데가 텅 빈 원통형 구조물을 만들어 달까지 잇는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나왔다. 신소재로 부상한 탄소나노튜브를 쓰면 된다고 한다.

우주라우터(5월 18일자)는 남미와 호주 사이에 떠 있는 실재(實在)하는 기술이다. 대기권 밖에서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 `아이리스(IRIS)`가 그것. 사막·밀림처럼 네트워크 인프라가 없는 오지에서 임무를 수행할 군인들을 위해 기획됐다. 우주라우터가 상용화 되면 땅을 파고 네트워크 설비를 집어 넣어야 하는 지금 보다 지표 공간을 활용하기 쉬워지고 세계 어느 곳이든 음영지역 없이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주로 쏘아 보내는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미래 통신 인프라는 우리 발 밑이 아니라 하늘 위에 떠 있을지도 모르겠다.

`4G시대 개막`을 알린 2012년이 저물었다. 전자신문은 새해 4G를 넘어선(Beyond 4G) 아이디어를 한층 심도 있게 소개할 계획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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