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20년 세계 5위권 바이오화학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새해부터 5년간 민관 협력으로 2500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비록 늦었지만 의미 있는 첫 걸음이다. 바이오화학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아 왔다. 이미 지난 2010년 기준 세계 시장 규모가 1300억달러, 오는 2025년이면 4830억달러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고유가·환경규제 등으로 인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고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했던 터다. 특히 다우케미칼·바스프·듀폰 등 유수 화학기업은 이미 시장 선점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도 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며 위협하고 있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 각국이 수년전부터 정부 주도로 바이오화학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산업계에서는 전통 화학기업과 바이오기업 간 전략적 기술 제휴와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이에 비해 국내 바이오화학 산업의 현주소는 말 그대로 열악한 형편이다. 그동안 국가적으로 중장기 발전 전략이 없었던 데다 기업도 기술 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한 탓에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발전 전략이 기술개발에서 산업 기반 조성, 전문 인력 양성, 표준 등 종합적인 대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행히 민간 업계에서도 최근 들어 바이오화학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CJ·삼성·GS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사업화 조직이 신설되는 추세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발효공정 기술을 확보했고 생명공학 기초 인력 기반이나 석유화학 제품 생산 능력에서 선진국들과 경쟁할만하다. 정부의 지원 의지가 뚜렷한 만큼 민관이 합심한다면 얼마든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남은 과제는 국가 주력 산업과 연계한 수요·공급 기업 간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동반성장을 꾀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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