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저가경쟁에 외화내빈 딜레마…가입자 느는데 수익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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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VoIP)가 저가 경쟁으로 외화내빈의 딜레마에 빠졌다. 가입자 1100만명을 돌파하며 사용자 증가세가 가파르나, 매출과 수익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걷는다. 시장 초기부터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책정한데다 각종 할인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발목을 잡는다. 여전히 일반 유선전화(PSTN)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호접속료도 걸림돌이다.

◇`외강내약(外强內弱)` 인터넷전화

외형만 보면 한마디로 괄목상대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1146만명이다. 지난 2007년 61만명에 비해 18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PSTN 가입자는 약 420만명이 줄었다. PSTN 감소분보다 인터넷전화 신규 가입자가 많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낸 셈이다.

하지만 수익 상승세는 주춤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지난해에 비해 10% 가까이 늘었지만 매출 규모 확대 폭은 이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입자가 느는데 매출의 변화가 없는 것은 과다한 저가 경쟁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PSTN을 따라 잡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사업자 간 뺏고 빼앗기는 저가 출혈경쟁 구도로 재편됐다”며 “각종 할인혜택과 단말기 무상제공, 결합상품 가입 시 대폭 할인 등으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인 LG유플러스는 지난 3분기 가입자 350만명으로 작년에 비해 36만명이 늘었지만 매출은 740억원에서 680억원으로 오히려 7.5% 감소했다. 2·3위인 KT(334만명)와 SK브로드밴드(185만명)도 각각 가입자가 지난해 대비 19만·15만명이 늘어났지만 매출 확대 폭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가입 회선이 늘어나긴 하겠지만 한 번 내려간 요금을 올리기는 힘들어 매출이 늘어나긴 힘들 것”이라며 “가정 보안을 비롯한 각종 부가서비스, 스마트 단말기 확대를 통해 수익 다양화를 꾀한다”고 말했다.

◇“PSTN-인터넷전화 상호접속료 차이 더 좁혀야”

상호접속료는 인터넷전화 사업 수익을 보전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PSTN과 인터넷전화의 상호접속료 차이는 여전히 크다. 방통위가 지난 11월 의결한 접속료 기준에 따르면 시내전화에 비해 인터넷전화 착신 접속료는 올해 5.93원, 내년 5.3원으로 줄어든다. 차이가 좁혀지지만 사실상 동일서비스인 만큼 아직도 더 줄여야 한다는 게 인터넷전화 업계 주장이다.

특히 PSTN 가입자 수가 KT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올해 방통위가 한시적으로 인터넷전화 접속료를 10% 올렸지만 턱없이 모자란 수준”으로 본다. 한 관계자는 “PSTN의 경우 설비 투자에 대한 회수도 끝난 상태지만 인터넷전화는 다르다”며 “공정경쟁을 위해 접속료 차이를 빠르게 좁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신3사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

인터넷전화 저가경쟁에 외화내빈 딜레마…가입자 느는데 수익은 줄어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