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으로 잘 알려진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미국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은 박재욱 VCNC 대표,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활동하는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 지오인터랙티브로 게임 산업 기틀을 닦았던 벤처 1세대 김병기 애플민트플랫폼 대표, 전하진 국회의원.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물론 벤처와 스타트업 시장에서 확실한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다.
또 모두 `YES포럼(Young Entrepreneur Society Forum)` 회원이라는 점이다.
잘 나가는 스타트업 뒤에는 여지없이 `YES포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화제다. 포럼은 한국판 `페이팔(PayPal) 마피아`로 불린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 출신들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성공 신화를 이루었다는 사실에 빗대 붙여진 애칭이다.
이들처럼 YES포럼도 씨줄과 날줄처럼 끈끈하게 맺어져 올해 여러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YES포럼 태동은 새 정부가 출범했던 2008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주도하는 `벤처창업대전`이 열리던 10월 파프리카랩을 갓 창업한 김동신 대표와 김병기 애플민트플랫폼 대표는 전하진 당시 인케코퍼레이션 대표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열정과 패기로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후배 CEO의 모습을 보고 자리를 뜰 무렵 김 대표는 파프리카랩에 엔젤 투자를 결정했다.
몇 달 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 초기 창업 열기가 사라져 가는 현상을 안타까워했던 김동신 대표는 김병기 대표에게 주위 젊은 CEO와의 저녁을 주선했다. 김동신 대표는 “벤처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꽁꽁 언 시냇물 아래에 창업 열기가 의연히 흐르고 있음을 설명하고 힘을 보태보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 때 1980년도 전후해 태어난 젊은 창업자와 벤처기업협회장을 역임한 장흥순 회장, 전하진 의원, 김병기 대표 등 벤처 1.5세대격 인물이 모여 YES포럼 초석을 놓았다.
첫 만남 이 후 포럼은 한두 달에 한 번씩 특별한 주제 없이도 정기적으로 모여 사업의 어려움, 주요 현안과 엔젤 투자 등을 이야기하며 각별한 모임으로 발전한다.
이 인연을 기반으로 2010년 12월 YES포럼을 결성하고 제1회 포럼을 공개적으로 개최했다. 포럼 의장은 김동신 대표가 맡고 `고참` 세 명은 고문으로 맏형 역할을 맡기로 했다.
2011년 12월 제2회 포럼 등 활발한 활동으로 이어지면서 주요 회원들이 새로운 사업 전기를 맞았다.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2000만 국민게임으로 등극한 `애니팡`을 출시하고, 문성빈 블루페퍼 대표는 CJ E&M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파프리카랩은 일본 최대 모바일 게임회사 그리(Gree)와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고 박재욱 VCNC 대표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했던 김태훈 nWay 대표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사우스베이에 본사를 설립하고 `게임레밍스`로 유명한 데이빗 존스 등에게서 올해 10월 중순 3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 초 온라인과 모바일을 결합한 `크로노 블레이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첫 회사 태터앤컴퍼니를 구글에 매각했던 김창원 대표도 구글을 퇴사하고 한국 웹툰을 세계 시장에서 알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타파스미디어를 설립,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폰지밥`으로 유명한 니켈로디온의 안우성 이사도 실리콘밸리를 빛내는 젊은 한국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스펙타파와 SERA형 인재 육성을 주장하던 전하진 씨는 지난 총선 분당을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으로, 장흥순 회장은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에 이어 새누리당 벤처특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병기 대표도 새로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에 뛰어들어 알리가(alliga), 인터레스트(interest) 등 기존 업체와 차별화한 휴대폰 케이스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다른 포럼 멤버인 정윤호 유저스토리랩 대표, 박건태 휴즈플로우 대표, 마국성 IGA웍스 대표, 방경민·박종흠 EA코리아 이사, 데비드 리 셰이커미디어 대표 등도 스타트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김병기 대표는 “단순한 친목이 아닌 사업 시너지로 이어가는 끈끈한 실리콘밸리 네트워크가 항상 아쉬웠다” 며 “올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더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