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기공사업체들이 전력신기술 제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사 기간 단축 및 안전성 향상, 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전력신기술이 심사 절차상 허점으로 오히려 현장에 적용할 수 없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전국 842개 한국전력 배전 단가계약업체로 구성된 한국배전협의회는 지식경제부 전력신기술 지정 위탁기관인 대한전기협회에서 제도 개선을 위한 대규모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배전협의회는 전력신기술의 유효성과 현실성을 위해 현장평가 추가 등 심사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필요로 하는 신기술을 골라내자는 것이다. 한전이 정한 설계에 따라 해당 기술을 사용해야 하지만 사고 위험이나 공기 연장 등의 이유로 실제 사용률은 현저하게 낮다고 주장한다.
실제 `전선이선기구를 이용한 무정전 배전공법` 사용률은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전협의회가 105개 공사업체를 조사한 결과, 현장에서 이 공법을 적용하는 업체는 4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61개 기업 중 19곳은 일부 작업에만 사용하고 42곳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감전 사고 우려 등 현장 여건상 적용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형남길 배전협의회장은 “전력신기술 개발사는 신청서 서류만으로 단 한차례 심의를 통해 신기술로 채택되면 채택과 동시에 기술료 등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며 “보다 투명한 현장검증을 통해 전력공사에 도움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현행 전력신기술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장평가 도입이나 객관성 있는 심사위원 다변화 등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