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견기업을 만들자]무역 2조달러로 가는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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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견기업은 `산업의 허리`에 비유된다. 중견기업이 중소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대기업과 경쟁하며 다양한 경제 주체가 상호 발전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근본적 문제인 양극화를 해소하고, 나아가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실현할 디딤돌로 꼽힌다.

[글로벌 중견기업을 만들자]무역 2조달러로 가는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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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견기업`인가

중견기업군은 불확실한 세계 경제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우리 경제의 미래 경쟁력을 대변한다. 중견기업 층이 견고한 국가는 빠른 위기 극복과 안정적 성장세를 구현한다. 반면 소규모 기업 중심 국가는 외부 취약점에 쉽게 노출되고 회복세가 더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3월 1500여개 `히든챔피언` 기업을 보유한 독일에 비해 소기업 비중이 높은 프랑스, 스페인 등이 경제 위기 극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중견기업은 투자 확대와 내수 활성화 기여도가 높다. 우리나라 중견기업은 업체 수로는 0.04%에 불과하지만 국내 설비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5%에 달했다.

무역 2조달러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 중견기업 육성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도 중견기업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견기업 육성 공감대가 형성돼 1차 제도 개선이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 2010년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세계적인 전문 중견기업 육성전략`을 수립했다. 지난해 중견기업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데 이어 올 들어서는 대통령이 직접 중견기업인 간담회를 주재했다.

◇늘어나는 중견기업

다행히 우리나라 중견기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3년 이후 2009년 한 차례를 제외하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중견기업은 1422개다. 1년 전에 비해 331개(10.1%) 늘어났다. 신규 진입기업은 2003년 통계집계 이후 최다인 316개에 달했다. 전체 중견기업 가운데 제조업은 549개(38.6%)다.

중견기업은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과 수출에 기여했다. 중견기업 고용인력은 82만4000명으로 총 고용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7.7%)은 낮지만 고용 증가율은 대기업에 못지않다. 최근 5년간 고용 증가율은 중견기업이 5.2%로 대기업(4.3%)을 웃돌았다. 수출액은 603억3000만달러로 총 수출의 10.9%를 차지했다.

매출액도 높다. 중견기업 매출은 373조원으로 매출액 1, 2위 기업집단을 합한 규모(379조5000억원)와 비슷하다.

◇단계별 성장 정책 강화해야

단순히 중견기업 수 증가를 넘어서 우량 중견기업, 글로벌 중견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정부 지원 정책에 힘입어 중견기업이 늘어났지만 이들이 중소기업 시절 겪은 애로는 중견기업이 되서도 계속됐다. 전문인력 확보, 조세혜택, 자금조달 측면에서 문제점이 노출됐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지만 반대로 중소기업 졸업에 따른 세제 등 새로운 부담 요인이 발생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필요한 핵심 역량도 취약하다. 이로 인해 국내 중견기업의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해외 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 중견기업의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16.6%(2010년)으로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 62%(2005년)를 크게 밑돈다.

중견기업이 성장하면서 고급인력 수요가 커졌지만 중견기업 취업기피 현상이 여전한 것도 문제다. 대한상의가 올 들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견기업 취업 선호도는 10.3%로 대기업(30.8%)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중견기업이 글로벌 규모인 매출 5000억원 이상으로 도약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도전의지와 역량을 갖춘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지속 발굴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중견기업이 기존 최고경영자(CEO) 1인 경영에서 탈피해 시스템경영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지원제도가 요구된다.

중견기업에 필요한 지원시책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월드클래스 300`, 중견기업 맞춤형 정책을 원스톱 서비스하는 `중견기업육성지원센터` 등 이른바 `성장DNA`를 자극하는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중견기업 주요 통계 지표 > ※자료:한국산업기술진흥원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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