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설립돼 지난 35년간 무역금융 최전방을 누빈 한국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은 기업의 수출과 해외시장 개척, 국가 산업발전의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수행했다. 급변하는 세계 경제환경속에서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위업을 지원했다. 수출입은행이 내부적으로 또 한 번 큰 변화를 겪는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발돋움 한다. IFRS로 2013년을 여는 수출입은행을 집중 분석했다.
수출입은행은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기준에서는 IFRS 의무 도입기관은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수출입은행에 적용되는 회계처리기준은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은행 관련 회계처리기준인 IFRS를 따르게 돼 있다. 수출입은행의 IFRS 적용시기는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2013년이다.
수출입은행은 IFRS를 적용을 위해 자체 시스템 영향분석으로 대응방안을 도출했다. 영향분석의 목적은 기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해 IFRS IT 마스터플랜 수립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IFRS 회계시스템 구축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구축 완료 후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방안을 찾는 것도 목적이다.
3개월간 국민·산업·외환·수협·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들을 벤치마킹해 사례조사를 실시했다. 추진조직, 컨설팅과 협업방안, 역할구분(R&R), 데이터검증 방법 등을 조사했다. 부서 내에서 워크숍을 10여회 실시해 부서원들이 각자 맡은 업무에서 IT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컨설팅 용역수행계획서 검토와 시스템 영향도도 분석했다. 이러한 활동으로 IFRS 업무가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 영역과 범위, 사용자 편의성 확보 방안, 시스템 완성도 제고방안, 운영리스크 최소화 방안 등을 마련했다.
영향분석 결과 첫 번째로 시스템 복잡도가 증가했다. 주석 공시 확대로 인해 여신 상품별 전산관리 대상 정보량이 대폭 증가했다. 최대 1.5배를 넘어섰다. 시스템 복잡도와 난이도도 증가했다. 신용평가, 리스크관리, 데이터의 추출·가공·연계·재생산 등의 데이터 처리 복잡도 증가도 예상됐다. 이를 신규로 구축될 단위업무로 나눠 보면 63%가 구현 난이도가 높게 나타났다.
두번째는 여신부 직원의 업무량과 불편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기업회계기준(K-GAAP)은 규정 중심과 구체적인 회계처리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자동화한 사후관리가 가능했다. IFRS에서는 원칙중심으로 회계처리 선택권이 폭넓게 허용돼 다양한 업무 처리 방식 존재에 따른 심사역 의존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심사역의 의사결정이 중요한 관리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산 업무량 증가로 기존에 2~3일 걸리던 4단계의 결산업무 과정이 IFRS 구축 후 8단계로 늘어난다. 이는 공정가치 측정, 개별충당금 산정을 위한 현금흐름 추정, 연결기준 재무제표 작성, 주석 공시사항이 대폭 확대되면서 전반적으로 IFRS 기준 결산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IFRS를 먼저 도입한 은행은 결산 인력이 기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주석 공시사항은 회계팀뿐 아니라 현업부서에서 데이터 관리부터 작성까지 담당해야 하는 항목들도 존재한다. 연결재무제표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현지법인 제공해야 할 정보의 양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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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째로 업무 담당자 변경시 업무 인수인계량 증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대만기, 유효이자율, 공정가치 등 다양한 부가정보를 감안한 인수인계가 필요했다. 네 번째로 회계기준 병행 운용에 따른 혼란이 최소 1년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개정에 따른 유지보수 업데이트 업무량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운영 리스크가 증가하는데, 전산부서의 운영 리스크가 증대되고(2개 이상의 회계 시스템 병행에 따른 부담 가중) 데이터 관리 오류 가능성 증가했다. 데이터 정합성 확보가 중요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러한 영향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여신부 직원의 불편사항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구체적인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해야 했다. IFRS결산 프로세스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다. 결산 진행상황 모니터링 시스템 및 오류발생 원인 역추적 시스템 구축으로 나뉜다. 웹 방식 매뉴얼을 제공, 책자형 대신 시스템에서 직접 실시간 참조가 가능하다. 신속한 업데이트 및 최신화를 용이하게 할 필요가 있다. 실시간 사전 오류검증 시스템 구축으로 처리 단계별 사전 검증체제 구축으로 업무 담당자의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시스템 완성도 제고를 위해 다음 세 가지 방안을 추가로 고려했다. 프로토타이핑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금흐름, 유효이자율 등 각종 로직·산식을 요건정의 단계에서 엑셀 매크로 등으로 간이모형을 개발, 방법론의 타당성을 사전 검증했다. 시스템 개발단계에서 개발 지연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며 업무요건 누락 방지 및 시스템 완성도를 제고하는 효과가 있었다.
품질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개발업체의 내부 품질관리 활동과는 별도로 수출입은행의 독자적인 품질관리 활동 조직을 마련해 단계별로 전 업무범위에 걸쳐 품질관리 활동을 수행했다. IFRS 주변시스템 기능도 업그레이드 했다. 심사플러스 등 기타 다른 여신시스템에 업무 담당자의 각종 체크기능을 강화하고 업그레이드해 IFRS와의 유기적인 결합을 고려했다.
운영 리스크도 최소화 했다. 자동화된 인수인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트라넷, 전자문서관리시스템과 연계한 통합 지식공유 및 활용 체제를 도입해 IFRS의 방대한 회계지식과 복잡한 시스템을 최소한의 노력으로 인수인계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
시스템의 연착륙을 위한 시범운영을 6개월 진행했다. 병행운영 1~2년을 거쳐 정식 가동 일정을 수립했다. 현행, 개정 기준 모두 처리가 가능하도록 구축했다. 개정방향과 공개초안 등 제개정 현황을 확인하면서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개정 예정인 금융상품 기준서 중 손상관련 기준서의 개정은 은행 충당금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되는데 IT 인프라 충격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데이터 및 시스템 설계했다.
데이터 범용성 확보를 위해 경험률 추정시 롱텀(Long-term) EL 산출가능한 경험데이터를 구비하고 관리하도록 했다. 불필요한 전산화를 최소화했으며 처리프로그램 단위를 세분화해 재배치〃조립이 용이하도록 시스템 유연성을 확보했다.
부서내 추진조직을 단계별로 구상해 3단계에 걸쳐 각 단계에 최적화된 조직을 구성, 제한된 인적자원으로 효율적인 IFRS 추진했다. 컨설팅 단계에서는 컨설팅 지원 조직과 부서내 전담조직 등 2원 체제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체제 중심으로 운영했다. 시스템구축 단계에서는 단위업무별로 회계법인, 시스템 구축업체, 현업, 전산팀으로 구축된 통합 형태로 업무별 추진 조직 구성했다. 안정화 단계에서는 독자적인 운영능력 확보를 위한 전담 인력 조직 구성을 새롭게 추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