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35>전문성은 덕분(德分)에 생긴 사회적 산물이다!

전문가는 전문성을 축적한 사람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덕목과 자질을 갖춘 인격적 존재다. 지식과 기술 이전에 사람이 먼저다. 전문가는 전문 지식과 기술,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개인 또는 조직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딜레마 상황에서 탈출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앞장서는 사람이다.

전문성은 한 개인의 외로운 독창성(獨創性)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전문성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모든 사람의 협동의 창의성, 즉 협창성(協創性)으로 이루어진 합작품이다.

전문가의 전문성은 다른 사람과의 다양한 인간관적 관계 속에 자란 사회적 산물이자 특정 맥락에서 발아된 문화적 산물이다. 전문가의 전문성은 전문가 혼자 외로이 노력해서 축적한 지식이나 기술의 산술적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의 전문성은 다양한 화두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대에 활용 가능한 다른 사람의 전문성을 활용하면서 나의 것으로 체화하는 가운데 생긴다.

따라서 모든 전문성은 전문가 개인의 독립적 산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사회적 구성물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의 전문성도 온전히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전문성은 덕택(德澤)에 생긴 것이다. `누군가의 덕(德)으로 그 은혜가 저수지 연못(澤)처럼 가득 차게 되었다`는 뜻이 바로 덕택(德澤)이다.

전문성은 내가 몸담고 있는 현장, 함께 보내고 있는 현실 가운데 다른 사람과의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갈고 다듬은 덕택에 탄생한 사회적 합작품이다.

덕택에 생긴 전문성이기에 다시 그 전문성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덕이 넘치는 전문성의 연못을 만들어 나갈 때 전문성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제3의 전문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또 전문성은 덕분(德分)에 생긴 것이기에 덕(德)을 나눠주는(分) 가운데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다.

개인 차원을 넘어 공감(共感)의 장으로 공론화하고 마침내 공명(共鳴)의 파장을 일으켜 사회적 공동선을 위해 아름답게 활용되는 것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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