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칼럼]글로벌 스마트 그리드 시장으로

최근 에너지 분야는 격동기에 가깝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대체에너지 확보가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해결 방안으로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가 스마트 그리드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공급자와 소비자끼리 양방향 정보교환 환경을 마련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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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그리드는 사물지능통신(M2M) 시장에서도 규모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M2M은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둘 혹은 그 이상의 사물 간에 일어나는 통신이다. 자동차, 의료, 홈 가전,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된다.

국내에서 스마트 그리드는 발전, 송전, 배전, 소비자, 전력거래, 운영, 서비스공급자, 분산전원, 운송 등 9가지 분야로 나뉘어 정의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계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야별 에너지 사용·상태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효율적인 운영 정책이나 제어 기능 등을 반영할 수 있는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역할이 중요하다.

AMI는 스마트미터·스마트가전 같은 단말장치,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중계기, 집중기,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명령을 전달하는 헤드엔드 시스템 등 양방향 통신 환경으로 구성·운영된다. M2M과 잘 부합되는 서비스 환경이다. 신재생 에너지, 전기자동차 충전, 소비자 수요반응 등을 연계하는데 있어 중요한 인프라다. 에너지관리 솔루션 EMS(Energy Management System)에서도 정보유통 인프라 역할을 한다. 최근엔 이용자 중심 스마트 단말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AMI는 전통적인 수검침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원격검침으로부터 발전했다. 다른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해외에서도 지역에 따라 이미 상용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러나 관련된 글로벌 표준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상태다. 표준화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역별 환경과 조건에 따라 선호하는 기술이 다양한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 국가 주도 실증단지를 포함해 다양한 국책과제로 경험을 축적한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환경에 맞춰 철저한 준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해야 괄목할만한 실적과 부가 사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 기업이 AMI 솔루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은 운영 환경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각 지역마다 상이한 법규나 제도를 준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어쩌지 못하더라도 제품 운용 환경 차이에서 발생하는 경쟁력 저하는 개선할 여지가 많다. 가령 무선 방식 AMI에서 경쟁력 있는 주파수 대역은 1㎓ 이하다. 해외 주요 국가는 산업·과학·의학(ISM) 밴드로 허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허용 대역이 없다. 이는 글로벌 환경에 부합한 솔루션 확보를 어렵게 한다.

성장 잠재력이 큰 해외 M2M 활용 스마트 그리드 시장에 많은 국내 기업이 진출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국제 시장 환경에 맞는 주파수 개방, 체계적인 국내 개발 기술 글로벌 표준화 지원,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M2M 표준 플랫폼 개발 등이 시급하다.

한정훈 누리텔레콤 이사 uncle@nuri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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