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광명성 3호를 위성 궤도에 진입시켰다. 지난 4월 발사 실패와 달리 우리 군 당국과 미국 정부도 발사 성공으로 평가했다.
나로호는 두 번의 발사 실패를 겪었다. 3차 발사는 두 차례나 연기돼 재발사 일정을 점치기 어렵다. 우주 강국을 꿈꾸는 우리로서는 아픈 대목이다.
독자 기술로 우주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한 북한은 1998년부터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렸다. 2002년 나로호 개발 사업을 시작한 우리보다 오랜 준비를 거쳤다. 옛 소련의 로켓 기술이 유입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지금 북한이 우주 발사체 보유 국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북한이 우리보다 뛰어난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은하 발사체와 나로호 발사체를 연결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북한과 우리나라는 발사체 개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주민에게 등을 돌린 채 군사적 목적으로 로켓을 쏜다. 과학기술 발전과 우주과학 시대의 문을 여는 나로호와 다르다.
주민의 피와 땀을 짜내 쏘아 올린 별과 우주 강국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우리 국민의 별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반짝일까. 안보와 과학이라는 대립점에 북한과 우리나라가 서 있다.
북한의 은하3호(광명성 3호 발사체) 발사로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좀 더 의미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북한보다 늦다는 이유로 우주과학 시대를 열 시기를 2021년에서 앞당길 필요는 없다. 너무 서두르다 보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오히려 본래 취지처럼 외국 기술에 기대지 않고 국민을 위한 우주 시대를 열기 위해 좀 더 꼼꼼하게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공교롭게도 북한 은하3호가 나로호와 비교되는데, 나로호는 우리가 2010년부터 준비한 우주 발사체 개발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나로호는 한국형 발사체 기술 개발을 위해 쌓는 경험이라는 설명이다.
북한 로켓 발사로 어수선하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 북한 주민의 피로 반짝이는 별과 달리 우리 국민을 위해 반짝이는 별이 떠오르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내년에 발사될 나로호는 그 과정의 첫 단추가 돼야 한다.
권동준 벤처과학부 djkwon@etnews.com